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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살아나는 유럽 전기차 시장…'메이드 인 EU' K배터리, 반등 예고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동발 고유가에 내연기관 운행비 부담 급증
ICE 100㎞당 10유로 vs 자가충전 전기차 2.6유로
EU, 내연기관 시한 풀되 배터리는 '메이드 인 EU'로
눌린 K배터리, 2027~28년 역내생산 요건이 반등 계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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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동발 고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유럽 전기차(EV) 시장이 단순 반등을 넘어 구조적 확대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유류세로 내연기관차 운행비 부담이 큰 데다, 자가·직장 충전이 가능한 소비자에게는 전기차의 총보유비용(TCO) 경쟁력이 이미 상당 수준 확보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배터리 공급망을 '역내 생산'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지금은 점유율이 눌린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도 제도 변화가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고유가에 부각된 경제성, 산업정책 나선 EU

유럽 준중형(C세그먼트) 전기차 100㎞당 주행비 비교
(2025년 평균 휘발유가 1.55유로/L 기준)
구분 연료·충전 조건 100㎞당 주행비
가솔린차 6.5L/100㎞ 10.08유로
하이브리드차 4.8L/100㎞ 7.44유로
전기차(자가·야간충전) 0.14유로/kWh 2.59유로
전기차(직장충전) 0.1837유로/kWh 3.40유로
전기차(공공 급속충전) 0.70유로/kWh 12.95유로
(유안타증권)

8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시장은 미국과 달리 차량 가격보다 운행비와 정책 환경이 수요를 좌우하고 있다. 높은 유류세 탓에 내연기관차 운행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의 총보유비용 경쟁력이 부각되고 특히 최근 호르무즈해협 긴장 등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뛰면서 이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의 '2차전지 2H26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준중형(C세그먼트) 기준 가솔린차 주행비는 100㎞당 10.08유로, 하이브리드차는 7.44유로다. 반면 전기차는 자가·야간 충전요금을 적용하면 2.59유로, 직장 충전이라도 3.40유로에 그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휘발유·디젤 세금이 높아 내연기관 운행비가 구조적으로 비싸 자가 충전 또는 직장 충전이 가능한 소비자에게 BEV의 연료비 절감 효과는 상당히 크다"며 "유럽 BEV 수요는 회사차·리스·고주행 소비자, 전용주차·자가충전·저가 야간요금 중심 소비자에게는 현재 수요 확대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정책도 우호적이다. 자동차 산업은 약 1380만명의 직·간접 고용을 책임지는 유럽의 핵심 산업이어서, EU는 전기차 전환을 기후정책을 넘어 제조업·고용을 지키는 산업정책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제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전면 금지 방침을 완화해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100%에서 90%로 낮추는 개정안을 내놨지만, 배터리 공급망에는 오히려 빗장을 죄고 있다.

핵심이 지난 3월 발의된 산업가속화법(IAA)이다. IAA에 따르면 '메이드 인 EU'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만 공공조달·보조금·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자동차는 배터리 셀을 포함한 핵심 부품 3개 이상(2030년부터 5개)이 역내산이어야 한다. 여기에 영국·EU 무역협력협정(TCA)도 2027년부터 배터리 셀 역내 비율 65% 미달 차량에 10% 관세를 물린다. 두 제도 모두 유럽에 셀 공장을 둔 업체에 유리하다.

■눌린 K배터리, 반등 열쇠는 '역내 생산'

2026년 1~5월 국내 배터리 3사 사용량
( 비중국 글로벌(80개국) 전기차 탑재 기준)
구분 배터리 사용량 전년 대비 점유율(전년→올해)
LG에너지솔루션 35.0GWh +1.0% 20.2% → 16.7%
SK온 15.8GWh -5.7% 9.8% → 7.6%
삼성SDI 8.7GWh -29.7% 7.2% → 4.1%
국내 3사 합계 59.5GWh -6.6% 37.1% → 28.4%
(SNE리서치)

실제 유럽 전기차 시장은 회복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198만8000대로 전년보다 27.5% 늘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55.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0.4%, 북미는 27.6% 줄어든 것을 고려할 때 성장축이 유럽과 비(非)중국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국내 배터리는 눌려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5월 중국 제외 시장에서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28.4%로 전년보다 8.7%p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35.0GWh로 1.0% 늘었을 뿐, SK온은 15.8GWh로 5.7%, 삼성SDI는 8.7GWh로 29.7% 줄었다.

그 사이 CATL 등 중국계가 비중국 시장까지 빠르게 잠식했다. 유럽에서도 2020년 70%에 달했던 한국 배터리 점유율은 저가 중국산 확대로 2025년 35%까지 내려앉았다.

반등의 열쇠는 TCA·IAA의 역내 생산 요건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TCA 요건 강화와 EU의 IAA 발표는 중국산에 대한 차별적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구체화하는 신호탄"이라며 "특히, IAA의 탈중국에 관한 세부 내용이 강력하게 구체화되면, 2025년 40%대에 머물던 국내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은 2028년 60~80%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SK온은 유럽 거점과 고객 기반에서 수혜 후보로 거론된다.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중국 제외)가 올해 1~5월 전년 대비 7.6% 증가한 51만7000대를 기록해 1위를 기록하는 등 회복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SK온의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은 셀·모듈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며 가동률 80%대 중반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져 흑자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지 생산과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유럽에 생산거점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이 제도 변화와 수요 회복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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