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타고 '뒤로 걷기' 대유행..효과 보려다 낙상위험도
안쓰던 하체근육 자극..무릎 통증 완화와 다이어트에 '탁월'
계단서 뒤로 걷기? 전문의들 "치명적 낙상 위험" 강력 경고
100세 장수시대 올바른 역보행 안전한 평지서 해야 효과적
부산 온병원 "안전한 '뒤로 걷기' 3대 수칙' 응급사고 예방"
[파이낸셜뉴스] 최근 유튜브와 'SNS 숏폼(짧은 영상)'을 중심으로 '뒤로 걷기(역보행)' 열풍이 뜨겁다.
일반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고 무릎 관절 통증 완화에 좋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나 지하철 계단 등에서 난간을 잡고 위험천만하게 뒤로 내려오는 이들이 늘면서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부산 온병원 전문의들의 도움말을 통해 '뒤로 걷기'의 명확한 장단점과 올바른 건강관리법을 짚어본다.
올바른 환경에서의 뒤로 걷기는 하체 건강과 신체 균형을 잡는 데 매우 훌륭한 운동이다.
앞으로 걸을 때는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지만 뒤로 걸을 때는 발가락과 발 앞부분이 먼저 지면에 닿는다. 이 과정에서 체중 충격을 발목과 종아리가 일차적으로 흡수해 주어 무릎 관절 연골이 마모됐거나 통증이 있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 평소 거의 쓰지 않던 허벅지 뒤쪽(햄스트링)과 종아리, 엉덩이 근육이 집중적으로 강화돼 하체 균형을 맞춰준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체 감각만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뇌의 공간 인지 능력과 균형 감각이 향상되며, 치매 예방 등 두뇌 자극에도 이롭다. 에너지 소모량 역시 일반 걷기보다 약 1.5배에서 2배 가까이 높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오직 '안전한 평지'에서만 유효하다. 최근 숏폼 유행을 잘못 해석해 계단에서 뒤로 내려오는 행위에 대해 부산 온병원 관절센터 의료진은 위험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만류한다.
온병원 관절센터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뒤로 걷기의 핵심은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것인데, 계단을 뒤로 내려올 때는 오히려 발끝과 발목 관절, 아킬레스건에 비정상적인 체중 부하와 긴장이 쏠리게 되므로 운동 효과를 보기는커녕 관절을 더 망가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치명적인 낙상 사고'다. 사람은 앞으로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안면이나 상체를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계단에서 뒤로 미끄러지면 무게 중심이 완전히 뒤로 무너지면서 손을 쓸 틈도 없이 척추와 후두부(뒤통수)가 계단 모서리에 직접 부딪히게 된다. 이는 뇌진탕, 두개골 골절, 척추 손상 등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적 마비를 초래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일부 시민들은 난간을 잡고 하니 안전하다고하지만 의료진 시각은 다르다.
발을 헛디뎌 체중이 아래로 급격히 쏠릴 때 발생하는 가속도는 일반적인 성인의 손귀 힘(악력)으로 버텨내기 어렵다. 순간적으로 손이 미끄러져 추락하는 것은 물론 뒤따라오거나 마주 오는 다른 보행자까지 덮쳐 동반 낙상을 유발하는 민폐 행위가 될 수 있다.
뒤로 걷기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홈케어 및 야외 운동에 적용하려면 장소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온병원 심혈관센터 오준혁 과장(전 부산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심혈관과 전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비결은 거창하거나 특이한 유행을 쫓는 것보다 안전하게 '꾸준히' 하는 것에 있다"며 "뒤로 걷기의 이점은 장애물이 없고 바닥이 고른 평지나 운동장 트랙에서 행할 때만 안전하게 발휘된다"고 설명했다.
온병원이 제시한 안전한 뒤로걷기 3대 수칙은 우선 평지에서 해야 한다는 거다. 차량, 자전거, 보행자 혼잡이 없고 바닥이 평평한 운동장 트랙이나 공원 평지를 선택해야 한다. 계단이나 경사지는 절대금물이다.
또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2인 1조로 걷거나 시선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한다. 특히, 혼자 할 때는 고개를 완전히 돌리기보다 어깨너머로 수시로 뒤를 확인하며 아주 천천히 걸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가족이나 지인과 2인 1조가 되어 한 명은 앞을, 한 명은 뒤를 보며 서로의 안내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의료진은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전체 걷기 운동 시간 중 뒤로 걷기는 5∼10분 내외로 가볍게 조합하는 것이 좋으며, 조금이라도 어지러움이나 균형 상실이 느껴지면 즉시 멈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행하는 숏폼 영상은 운동의 장점만 부각할 뿐 그에 따르는 치명적인 안전 위험을 경고하지 않는다. 계단은 무조건 '앞을 보고, 난간을 잡고,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철칙이다. 굳이 계단이라는 위험천만한 시험대 위에서 목숨을 걸고 운동할 이유는 전혀 없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