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표류하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금융위·금감원 엇박자만 커졌다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은 이날 서울 도심에 설치된 은행 ATM기. 뉴스1
사진은 이날 서울 도심에 설치된 은행 ATM기. 뉴스1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이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없애겠다며 공언한 것과는 달리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하는 등 정책의 실효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발표 시점을 두고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견을 보이며 엇박자만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와 개편안 발표 날짜를 조율하는 상황이다. 그간 금융권에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 전에는 개선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 3월에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수개월째 미뤄진 상태다. 그 사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속속 무리없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지배구조 개혁 동력이 약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 진옥동 신한금융·임종룡 우리금융·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던 개선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3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하며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 시작했다.

발표가 지연되는 수개월 동안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간의 엇박자만 비춰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이 KB금융 숏리스트 확정 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금융위에서는 '이 원장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월 개선안 발표를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했을 당시에도 금융위·금감원 간 이견설 등이 흘러 나왔다.

오는 12월 말 5대 시중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당국이 발표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시장의 피로감이 상당한 데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은행장 선임이 집중되는 연말 안에는 개선안이 나와야 된다는 지적이다.
5대 은행은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9월부터 본격적인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은행장 인사권을 쥐고 있는 만큼 행장들의 연임 여부도 지배구조 개선안 사정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몇달째 발표되지 않으면서 존재감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은행장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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