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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선 졌지만 민심 얻었다"…루이비통에 23억 뜯긴 밀크티 브랜드 '몰리티'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국 밀크티 브랜드 '몰리티'(왼쪽). 루이비통 가방. 출처=SCMP
중국 밀크티 브랜드 '몰리티'(왼쪽). 루이비통 가방. 출처=SCMP

[파이낸셜뉴스] 프랑스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중국의 대형 밀크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자국 브랜드를 옹호하는 애국 소비 여론이 들끓으면서 루이비통이 법적으로는 이기고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역풍을 맞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쑤저우중급인민법원은 최근 선전에 본사를 둔 밀크티 브랜드 '몰리티(Molly Tea)'가 루이비통의 고유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총 1030만 위안(약 23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몰리티가 사용한 '네 잎 꽃 모양' 로고가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꽃잎 네 개' 모노그램(문양)의 구조 및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몰리티 측이 2022년부터 해당 문양으로 상표 출원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중국 지식재산권 당국으로부터 "루이비통의 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음에도 사용을 강행한 점을 들어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몰리티는 상표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공식 홈페이지와 웨이보에 사과문을 게재해야 하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몰리티는 중국과 북미, 동남아 등 전 세계에 2300여 개 매장을 둔 대형 프랜차이즈다.

중국 민심은 반발..."강자가 약자 괴롭히기", 문화 전유 논란까지

법리의 판단과 달리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번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만 4억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현지 누리꾼들은 "몰리티는 재판에서는 졌지만 민심은 얻었다"는 해시태그를 전파하며 루이비통을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소비자들은 한 잔에 15위안(약 3000원) 안팎인 밀크티와 수백만 원대 명품 가방이 시장에서 경쟁 관계가 될 수 없는데도 루이비통이 과도한 소송을 벌였다고 주장한다.

특히 논란은 '문화적 소유권'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부 중국인들은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자체가 과거 중국 당나라 시대 건축 창틀이나 비파 같은 전통 악기에 사용된 길상 문양인 '보상화(보통 연꽃과 모란의 형태를 조합한 문양)'와 닮았다며, "서구 브랜드가 아시아 전통 장식에서 영감을 얻어 상표를 등록해 놓고, 이제 와서 중국 기업의 사용을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몰리티가 최근 태풍 피해를 입은 광시성 헝저우 지역에 업계 최초로 100만 위안(약 2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몰리티 편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헝저우는 몰리티의 핵심 원료인 재스민 꽃의 세계적 산지로, 현지인들은 "돈은 루이비통이 뜯어가고, 사회적 책임은 밀크티 회사가 진다"며 응원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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