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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그리고 또 방출… '눈물 젖은 빵' 삼킨 고우석, 마침내 꿈의 무대 밟았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샌디에이고→마이애미→디트로이트→미네소타… 끝없는 마이너 설움 딛고 이룬 '인간 승리'
최고 구속 154km 직구 쾅! 피홈런 아쉬움 삼켰지만...
박찬호 이후 역대 30번째·투수로는 양현종 이후 5년 만의 쾌거

미네소타 트윈스의 고우석이 10일(한국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미네소타 트윈스의 고우석이 10일(한국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짐을 싸고 푸는 것조차 지칠 법한 기나긴 방랑의 시간이었다. 마이너리그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세 번의 방출 통보를 받으면서도 그는 결코 글러브를 놓지 않았다. 포기를 모르는 '상남자' 고우석(28·미네소타 트윈스)이 그토록 바랐던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 올라 감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고우석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 2-4로 뒤진 9회초에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코디 펀더버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의 표정엔 비장함이 묻어났다. 첫 타자 대니얼 슈니먼을 상대로 초구부터 시속 93.6마일(150.6㎞)의 직구를 뿌리며 빅리그 입성을 알렸다. 공격적인 직구 승부 끝에 4구째 주무기 스플리터로 1루 땅볼을 유도해 내며 깔끔하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후속 타자 패트릭 베일리와의 승부는 다소 아쉬웠다. 볼카운트 1볼에서 던진 2구째 몸쪽 슬라이더가 다소 밋밋하게 들어가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데뷔 첫 피홈런이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고우석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스티븐 콴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풀카운트 혈투 끝에 예리한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트래비스 바자나를 2구째 154km 직구로 1루 땅볼 처리하며 길었던 자신의 빅리그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 수는 18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5.7마일(약 154㎞)이 찍혔다. 미네소타는 9회말 반격에 실패하며 2-5로 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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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이닝이었지만, 한국 야구사에는 굵직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이날 등판으로 고우석은 1994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 이후 MLB 정규시즌 무대를 밟은 역대 30번째 한국인 빅리거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포지션만 놓고 보면 역대 16번째이자, 2021년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었던 양현종(현 KIA 타이거즈) 이후 무려 5년 만에 탄생한 코리안 메이저리그 투수다.

고우석의 데뷔전이 이토록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그가 걸어온 가시밭길 때문이다.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총액 940만 달러에 화려하게 계약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5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직후 방출 대기(DFA) 통보를 받았고, 2025년에는 완전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그해 11월 다시 방출됐고, 한 달 뒤 재계약을 맺는 등 벼랑 끝 생존 게임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달 초 현금 트레이드로 미네소타에 새 둥지를 튼 끝에, 지난 8일 그토록 꿈꾸던 26인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다.

화려한 꽃길 대신 거친 흙길을 온몸으로 뒹굴며 버텨낸 3년. 피홈런 하나로 폄하하기엔 고우석이 마운드에 서기까지 흘린 땀과 눈물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 상남자의 진짜 메이저리그 도전은 이제 막 첫 페이지를 넘겼을 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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