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우수변호사 3명 중 2명이 광장… ACP 법제화·론스타 승소 주역들" [로펌NOW]
대한변호사협회는 2017년부터 △정의·인권 △법률제도 향상 △모범적 변론 △법률문화 발전 △공익활동 영역에서 우수한 활동을 펼친 변호사를 매년 3~4회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열린 제33회 시상식에서는 총 3명의 변호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는데, 이례적으로 3명 중 2명이 한 로펌 소속이었다. 법무법인 광장의 양선영 변호사와 윤석준 변호사를 만났다. 양 변호사는 2007년 법무법인 광장에 둥지를 튼 뒤 줄곧 광장을 지켰고, 윤 변호사는 태평양·김앤장 등 로펌업계는 물론 일반 기업 등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최근 광장에 합류했다.
양선영 변호사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도입을 위한 법률제도 향상에 앞장서 온 공로로 대한변협 우수변호사에 선정됐다. 양 변호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ACP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었다"며 "우리나라는 올해 1월 ACP를 보장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초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정 변호사법은 변호사와 의뢰인이 법률 조력을 목적으로 주고받은 비밀 의사교환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수임사건과 관련한 각종 서류와 자료의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도 두고 있다. 과거 감독원 등 조사·수사기관이 변호사와의 상담 내역을 법적 방어권이 취약한 의뢰인을 통해 확보한 뒤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 변호사는 "법 개정에 앞서 지난 2월 대법원이 확정 결정을 통해 ACP에 대한 폭넓은 권리를 인정한 바 있다"며 "당시 수사기관이 의뢰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압수수색해 ACP 침해를 두고 다툼이 있었고 최종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이나 사진 같은 확실한 증거가 없는 사건에서 실체적 진실은 결국 검사와 변호사의 법적 다툼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죄를 밝히려는 검사와 피의자의 힘이 대등하지 않으면 억울한 유죄 판결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하지만,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변호사"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법을 만들고 집행하며 단 한 건의 법 위반도 저지르지 않았다. 이런 형식적 법치주의에 맞서 헌법에 보장된 인권, 천부적 권리의 침해를 법으로 다투는 것이 변호사"라고 강조했다.
윤석준 변호사는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우리 정부를 대리해 변론을 수행하고 승소를 이끌어 국부 유출 방지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변협 우수변호사에 선정됐다. 태평양, 김앤장, 피터앤김 등 로펌업계는 물론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의 법무실장,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KCAB INTERNATIONAL) 부사무총장 등을 거쳐 최근 광장에 합류했다.
윤 변호사는 "론스타 ISDS 사건은 우리 정부의 규제로 불거진 이른바 '외환은행 매각 개입' 쟁점(1차 패소, 2차 역전)이 유명한데, 이와 동시에 국제조세 관련 쟁점도 있었다"며 "론스타가 IMF 외환위기 이후 헐값에 인수한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를 매각해 거둔 막대한 차익을 비롯한 다수의 투자이익에 대해 국세청이 과세했고, 론스타가 이를 문제 삼아 ISDS를 제기했으나 우리 정부가 1차 중재에서 승소했다"고 말했다.
지난 2~3년간 우리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한 ISDS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켜낸 국고만 론스타(약 4000억원), 엘리엇(약 1600억원·잠정), 쉰들러(약 3200억원) 등 8800억원에 달하고, 환수하게 된 소송비용 등을 더하면 9000억원에 육박한다. 론스타의 경우 취소절차를 통해 아낀 국고만 4000억원, 전체 중재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메이슨캐피털 ISDS 사건은 엘리엇 사건과 '쌍둥이 사건'으로 불리는데, 이 사건에서는 우리 정부가 패소했기 때문이다. 엘리엇과 메이슨캐피털 사건은 모두 삼성물산 부당합병을 문제 삼았다.
윤 변호사는 "엘리엇 취소소송에서 우리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기관이 아니고 그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논리로 중재판정 자체를 취소시키는 전략을 썼다"며 "향후 엘리엇이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하고 청와대와 정부(보건복지부)의 행위만으로도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다시 주장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같은 구도의 사건이라도 사실관계와 쟁점이 달라 예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정부 차원의 우리 기업 지원과 향후 ISDS 방어 전략에 대해 묻자 윤 변호사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글로벌 규범을 식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국가가 산업 정책이나 보조금 등으로 우리 기업을 지원할 경우 나중에 ISDS 소송으로 배상금을 물게 되면 결과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특정 기업을 지원하는 셈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외자를 유치해 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우리가 ISDS에 피소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늘면서 앞으로는 우리 기업이 해외 국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하는 경우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