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병가에 공가까지…장윤기 경찰 父, 두 달 넘게 '증거인멸 휴가'
[파이낸셜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부친인 현직 경찰 간부 장모(55) 경감이 범행 이후 연가·병가·공가 등을 돌려쓰면서 핵심 증거 인멸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일 조선일보는 광주경찰청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근무 내역을 인용해 장 경감이 장윤기의 범행·체포 당일인 지난 5월 5일에 6시간짜리 '긴급 연가'를 냈다고 보도했다.
장 경감은 같은 달 6일 오후 1시 13분께 내부 시스템으로 사후에 연가 신청을 냈으며, 같은 달 8일부터 18일까지 병가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병가가 끝난 뒤에도 장기재직휴가(5월 19일~6월 2일), 연가(6월 3~30일), 공가(7월 2일), 연가(7월 3~14일)를 잇달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장 경감은 이 기간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을 훼손·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은 수사 초기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여성의 신체를 본떠 만든 성인용품) 등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범행을 규명할 수 있는 물품을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지난 5월 6일 케이블 타이가 수납된 장윤기의 SUV 차량을 부친인 장 경감에게 넘겼으며, 이튿날인 7일 전후로 장 경감에게 장윤기의 원룸 비밀번호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감은 다음 날인 8일 병가를 내고 아들의 원룸에 들어가 훼손된 리얼돌을 해체해 폐기했다. 리얼돌은 강간 살인의 핵심 증거로 알려졌다.
장 경감은 같은 날 수사팀장인 박모 경감과의 통화에서 "장윤기가 평소 쓰던 휴대전화를 버린 곳이 영산강 첨단대교 밑이냐"고 물었고, 박 경감은 "맞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 경감은 첨단대교 주변을 직접 수색했고, 장윤기가 버린 휴대전화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장 경감은 장윤기가 2024년 분가하기 전까지 집에서 사용했던 구형 휴대전화 여러 대를 모아 불태워 없앴으며, 수사팀과 수십 차례 통화한 통화 녹음 파일을 전량 삭제하고, 스마트폰의 '자동 녹음 기능'까지 끈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7일 장 경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사라졌던 케이블타이가 발견됐다.
그러나 장 경감은 경찰청 특별수사팀 조사 과정에서 "짐을 정리하려 했을 뿐"이라며 증거인멸 의도를 부인했으며, 리얼돌을 폐기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야 그게 중요한 증거물이란 걸 이해하지만, 5월 당시엔 경찰이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니 치워도 된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 경감은 친족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법상 친족 간 특례 조항에 따라 형사 입건되지 않았다.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친족이 가족을 위해 죄를 범한 경우에는 친족 특례로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찰청은 "장 경감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장 경감과 수사팀 간 유착 의혹, 수사정보 유출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