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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다시 닫히는데, 석유 재고는 바닥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반다르아바스 연안 호르무즈 해협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떠있다. 로이터 연합
이란 반다르아바스 연안 호르무즈 해협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떠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란이 맺은 종전 MOU(양해각서)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닫힌 가운데 전 세계 시장에 남은 석유 재고가 거의 없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석유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로 석유 공급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개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SPR, 소진 임박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0일 회원국들이 지난 3월 발표한 전략비축유(SPR) 4억배럴 방출 계획 가운데 이미 약 4분의 3이 방출됐다고 밝혔다. 수 주분 재고밖에는 없다는 뜻이다.

각국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고대하며 국내 기름값 급등을 막기 위해 비축유를 풀어왔다.

덕분에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고점은 지난 4월 배럴당 126달러에 그쳤다. IEA가 역사상 최악의 공급 차질이라고 우려했지만 유가 상승폭이 제한된 것이다.

그러나 해협 통항이 다시 중단되면서 석유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약 20%를 책임지는 핵심 항로다.

한 중개인은 "우리가 가진 완충 장치는 이제 거의 소진했다. 모두다 썼다"면서 "그 모든 것이 다 사라졌다"고 경고했다.

민간 재고도 바닥

휴전 이후 배럴당 70달러 초반 대에 머물던 브렌트유는 14일 배럴당 87달러를 돌파해 한 달여 만에 최고를 찍었다. 15일에는 배럴당 84.50달러로 떨어졌지만 이번 주 들어 11% 폭등했다.

중개인들은 이번 해협 재봉쇄가 수개월을 지속하면 하반기에는 올 상반기와 달리 유가 폭등을 막을 도리가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계속 압박해 협상 우위에 서려는 이란이 해협 봉쇄를 노릴 전망이다.

에너지 애스펙츠 시장 정보 책임자 암리타 센은 SPR 외에 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던 4억배럴 미간 재고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상황에 대한 시장의 느긋함이 상당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정유 시설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아 정제유가 부족해진 러시아가 경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시장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항공유 재고도 바닥이다. 쿠웨이트 등의 공급이 끊겼다.

우회로도 역부족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려는 시도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를 이용해 석유 수출을 하루 약 500만배럴로 늘렸다. 다만 전쟁 전 호르무즈를 통해 수출하던 하루 약 700만배럴에는 못 미친다.

이마저도 불가능한 나라들이 있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같은 일부 걸프 산유국은 호르무즈 봉쇄로 석유 수출길이 아예 막혔다.

한편 홍해 우회로 역시 안전하지 않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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