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장기입원 가능해요"···같은 병실 환자가 건넨 말 [거짓을 청구하다]
직장인 A씨, 외국에서 넘어져 늑골 골절
귀국해 정형외과 입원, 다른 환자가 병원 소개
곧바로 병원 옮긴 후 도수, 체외충격파 치료
재판부 "통원으로 가능, 골절 치료 목적 아냐"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A씨는 며칠 전 업무 차 갔던 필리핀에서 돌부리를 미처 보지 못 하고 넘어졌다. 꽤 세게 엎어졌던 거 같은데, 다행히 오른쪽 무릎만 까졌다. 피는 났지만 곧장 지혈하고 별 무리 없이 그날 하루를 마쳤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왼쪽 갈비뼈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엔 좀 불편한 느낌이었다가 갈수록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통증이 올라갔다. 현지에서 병원을 갈 시간은 되지 않아 일단 귀국을 했는데, 고통은 더욱 커졌다.
집에서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는 골절이 의심된다며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로 확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결과는 '늑골 골절'이었다. 필리핀에서 넘어질 때, 당시엔 느끼지 못 했지만 그 부위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 것이었다.
A씨는 해당 병원에 입원을 했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인 B씨를 만나면서 돌이키지 못할 판단을 하게 된다. B씨는 이 정형외과는 장기 입원을 시켜주지 않는다며 다른 병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크게 손해볼 게 없다고 생각한 A씨는 승낙했고, B씨는 지인이었던 C씨에게 연락을 했다. C씨는 D병원에서 입원환자들을 유치하는 일을 하는 직원이었다. 이에 A씨는 C씨를 통해 입원 의뢰를 했고 수월하게 절차는 처리됐다.
이후 사흘 뒤 A씨는 D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받은 치료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신장분사치료, 부항술, 온냉경락요법 등이었다. 사실 통원으로 가능한데다, 늑골 골절과는 크게 관련 없는 치료들이었다.
그럼에도 A씨는 입원을 고집했고, 이를 근거로 발급받은 입·퇴원확인서 등을 보험사에 제출해 총 900만원 가까운 보험금을 타냈다.
수사기관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했으나 A씨는 늑골 골절 치료를 위해 입원을 했으므로 보험사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받은 치료에 대해 "통원을 하면서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할 뿐 아니라 골절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수시로 외출을 한 사실까지 발각됐다. D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휴대전화를 맡기고 외출을 하게 하는 소위 '비공식외출'이 다수 이뤄지고 있었다. A씨 역시 입원 다음 날부터 점심시간이 좀 지난 후부터 외출해 저녁에 복귀하는 일이 잦았다.
이후 옷가게나 식당에서 카드 결제한 기록도 확인됐다. 이외 A씨에 대한 간호기록지 내용도 상당 부분 허위였다.
다만 재판부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의 실질적 이득 금액 등을 감안해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