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라질에 25% 관세 강행…룰라 "WTO 제소"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브라질산 대부분의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브라질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브라질의 온라인 검열과 지식재산권 보호 미흡 등을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규정한 반면 브라질은 "근거 없는 일방적 조치"라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6일(현지시간) 1974년 무역법 301조(Section 301)에 따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오는 22일부터 브라질산 대부분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브라질 정부가 엑스(X), 메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정치 콘텐츠 삭제와 미국 거주자 계정 정지를 요구한 점을 비롯해 멕시코·인도에 대한 특혜 관세, 미흡한 지식재산권 보호, 에탄올 시장 장벽 등을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지목했다.
다만 쇠고기와 오렌지주스,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 에너지 제품 등 일부 전략 품목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브라질산 제품 50% 관세를 무효화하고 10%의 기본관세만 인정한 이후 나온 후속 대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의 추가 승인 없이도 불공정 무역국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사실상 관세 권한을 되살리고 있다. USTR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추가 관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라질은 즉각 반발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 조치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다"며 WTO 분쟁해결 절차를 밟는 동시에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 정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 15년간 미국은 브라질과의 상품·서비스 교역에서 4245억달러의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며 "지난해에도 미국의 대브라질 상품 무역흑자는 144억달러로 전년의 두 배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설전도 거칠어지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룰라 정부는 성실하게 협상하지 않았다"며 "이번 관세는 협상보다 자신의 정치적 자존심을 앞세운 결과"라고 비판했다.
반면 브라질 정부는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과 고위급 협상을 이어왔음에도 워싱턴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밀어붙였다고 맞섰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