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멈추지 않는 '눈물 흘림증'…슬픈 것도 아닌데 왜?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흐르는 눈물에 시야까지 침침, 방치하면 염증 유발도
환자 4명 중 3명 50대 이상, 여성이 남성환자의 2배
따뜻한 온찜질과 실내습도 유지가 예방의 첫걸음
정근안과병원 "환자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핵심"

정근안과병원 의료진이 진료를 하기 위해 환자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정근안과병원 제공
정근안과병원 의료진이 진료를 하기 위해 환자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정근안과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슬프거나 아픈 일이 없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곤혹스러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손수건으로 연신 눈가를 닦아내다 보니 눈 주변 피부가 빨갛게 짓무르고 시야까지 침침해지기 일쑤다.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넘쳐나는 이 증상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눈물흘림증(유루증)'이다.

​눈물흘림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뺨으로 흘러내릴 정도로 과도하게 고이는 눈물이다.

대개 찬바람이 불거나 건조한 실내에 들어설 때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계절별 내원 환자를 살펴보면 찬 바람이 부는 11월∼3월의 월평균 환자 수가 따뜻한 계절(4월∼10월)에 비해 약 40%가량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단순히 눈물만 흐르는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 눈 표면에 눈물이 과도하게 고여 있으면 빛이 제대로 굴절되지 않아 사물이 뿌옇고 침침하게 변한다.

또 고인 눈물에 세균이 번식하면서 늘 눈곱이 끼고 충혈이 잦아진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눈 주변을 자꾸 비비다 보면 눈가 피부가 오염되거나 짓무르는 2차 피부염이나 결막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눈물흘림증 환자의 연령대별 비중은 50대(20.3%), 60대(29.6%), 70대(24.9%) 순으로, 50대 이상 중장년 및 고령층이 전체 환자의 약 75%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전체의 약 62∼65%를 차지해 남성보다 2배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로 인한 안구건조증 심화와 과도한 눈 화장 등이 여성 환자 비율이 높은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정근안과병원 권상민 병원장은 19일 "눈물흘림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며, "빠져나가는 길에 문제가 생겼거나, 눈물 자체가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첫째는 '눈물길 폐쇄 및 협착(배출 장애)'이다. 눈물은 눈을 적신 뒤 코 안쪽으로 연결된 미세한 통로(눈물길)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야 한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이 통로가 좁아지거나 염증 등으로 완전히 막히면 눈물이 갈 곳을 잃고 밖으로 흘러넘치게 된다.

​둘째는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반사성 눈물(과다 분비)'이다. 역설적이게도 눈이 너무 건조할 때 눈물이 쏟아질 수 있다. 노화로 인해 눈물의 기름막 분비가 줄어들면 눈 표면이 쉽게 마르고 까슬거리는 자극을 받는다. 이때 우리 뇌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물을 한꺼번에 다량 분비하게 된다.

​눈물흘림증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안과를 찾아 '눈물길 통과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원인이라면 인공눈물을 규칙적으로 점안해 눈 표면을 보호하고, 염증이 동반됐다면 항염증 안약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기름샘 기능을 회복시키는 레이저 치료(IPL)도 활발히 시행된다.

반면 눈물길이 일부 막혔다면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좁아진 눈물길을 확장하고 실리콘 관을 삽입해 통로를 넓혀주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을 진행한다. 만약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상황이라면 통로를 새로 만들어주는 '눈물주머니 코안 연결술(눈물길 성형술)'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피부 절개와 흉터 없이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눈물흘림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가습기를 활용해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TV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볼 때는 50분 시청 후 10분씩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의도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주는 것이 좋다.

​하루 1∼2회, 5∼10분 정도 따뜻한 수건을 눈 위에 얹어 온찜질을 해주면 눈물 기름샘의 노폐물이 녹아 건조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눈물이 흐를 때는 오염된 손이나 거친 수건으로 비벼 닦지 말고, 깨끗한 면봉이나 소독된 거즈로 눈 주변을 가볍게 톡톡 눌러 닦아내야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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