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넘 英 신임 총리 취임… "10년 계획으로 경제 회생·정치 안정 이룰 것"
[파이낸셜뉴스] 앤디 버넘 신임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며 정치적 안정 회복과 경제 부흥을 위한 '10년 계획'을 약속했다.
동시에 그는 지난 10년간 앞서간 6명의 영국 지도자들이 같은 목표를 세웠으나 결국 실패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버넘 총리가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정식 임명을 받은 직후,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가진 첫 연설에서 서민들의 생계비 부담 완화, 권력 지방 분권화, 산업 활성화, 노숙인 길거리 취침 종식을 공약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공공 서비스와 수도·전기 사이 민영화되고 지방 정부가 위축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온 영국 시스템에 일종의 '서킷 브레이커(차단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버넘 총리는 "우리는 권력을 이곳(중앙)에서 회수해 전국의 모든 지역으로 보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각 지역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삶의 필수 요소들을 강력한 공공의 통제 하에 두어 국민들이 다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새로운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걸어 들어온 총리 관저의 문이 그동안 얼마나 자주 바뀌었는지 '예리하게 의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넘 총리는 "지금은 성찰과 새로운 결의가 필요한 순간"이라며 "우리 세대의 정치인들이 역량을 끌어올려 새로운 도전에 맞서야 한다. 영국은 다시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하며,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버넘 총리는 2016년 이후 영국의 7번째 총리가 되었다. 그는 지난 17일 중도좌파 집권 노동당의 새로운 당수로 선출되며 스타머 전 총리의 뒤를 이었다. 스타머 전 총리는 지난달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스타머 전 총리는 2년 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취임했으나, 잇따른 정책적 실책과 입장 번복으로 인해 소속 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영국의 의원내각제 체제에서는 총선을 다시 치르지 않고도 집권당이 당수인 총리를 교체할 수 있다. 차기 총선은 2029년까지 미룰 수 있으나, 버넘 총리가 원할 경우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
팀 베일 런던 퀸메리 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노동당이 버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 목적의식, 그리고 방향성을 주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일 교수는 "버넘은 키어 스타머뿐만 아니라 지난 40년간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보고, 이 과거와 크게 단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정책 측면에서 그가 어디에 얼마나 지출하고 세금을 얼마나 걷을지 등은 아직 확실치 않다"고 평가했다.
취임 첫날 버넘 총리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내각 구성이었다. 영국 정부의 핵심 요직인 재무장관에는 존 힐리 전 국방장관이 깜짝 발탁됐다. 힐리 장관은 불과 몇 주 전 국방부 예산안을 두고 이전 정부와 갈등을 빚다 사임한 바 있어, 그의 이번 재무장관 임명은 이례적인 인선으로 평가받는다.
힐리 장관은 전임 키어 스타머 총리의 경제 정책을 설계했으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실책을 범했던 레이첼 리브스 전 장관의 뒤를 잇게 된다. 부총리를 맡았던 데이비드 래미 등도 내각을 떠났다.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 장관은 외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보건장관으로 이동한 이베트 쿠퍼의 뒤를 잇게 됐다. 보건장관직은 좌천성 인사로 평가받으면서도 노동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보직으로 꼽힌다.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은 유임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