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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 석유 강탈했나…판매대금 130억달러, 행방 묘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두 차례 강진으로 쑥대밭이 된 베네수엘라에서 30일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AP 연합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두 차례 강진으로 쑥대밭이 된 베네수엘라에서 30일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AP 연합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사실상 강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올해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대금이 130억달러(약 19조2000억원)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 돈이 극히 일부만 베네수엘라에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 대금 추산은 케플러(Kpler)의 원유 출하량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로 특수부대를 보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지도자로 앉힌 뒤,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통제권을 확보하고, 일부 제재를 유예했다.

석유 제제 완화됐지만…돈이 안 돈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석유 제재가 완화됨에 따라 지난달 대지진 이전부터 붕괴 위기에 있던 베네수엘라 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러나 그럴 기미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이 자금 통제권을 확보한 지 반년이 지난 지금, 경기 회복 신호는 미약하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팔아 번 돈 전액이 베네수엘라에 귀속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베네수엘라는 특히 지난달 24일 두 차례 강진으로 나라가 폐허가 된 터라 석유 판매 대금이 절실하다. 유엔 추산으로는 강진 피해액이 37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미국이 큰돈 번다"

미국은 말을 바꾸고 있다.

1월 행정명령에서는 자금 소유권이 베네수엘라 정부에 있으며, 미국은 계좌를 '위탁관리'할 뿐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후 입장이 바뀌었다.

에너지부는 이 돈이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 모두의 이익을 위해 지출된다"고 밝혔다. 수혜자에 미국 국민을 끼워 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미국이 사실상 이 돈의 주인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베네수엘라 석유로 "군사 작전 비용을 28배나 회수했고, 큰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조종하는 고삐

미국은 석유 판매 대금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고삐를 쥐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자금 집행 권한을 통제해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 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팔아 번 돈을 베네수엘라 정권 통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복마전

미 국무부는 지금까지 약 30억달러 이상이 베네수엘라에 지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 급여, 석유 장비 구매, 재해 구호 등에 이 돈이 투입됐고, 회계감사법인 KPMG의 감사도 받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 기록은 다르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이 관리하는 석유 판매 수입을 추적하기 위해 개설한 웹사이트에는 지난 3월 3억달러가 송금된 내역 단 하나만 기재돼 있다.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회에서도 자금 흐름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돈이 정부 비밀 작전에 쓰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자금 배분 내역에 대한 고강도 청문회, 소환조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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