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형 테이저건' 7억원대 물품대금 소송…경찰청, 항소심서도 승소
항소심서도 원고 패소 판결 유지
재판부 "명시적 검사 기준 동의
조건 성취 방해했다 보기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경찰청이 '한국형 전자충격기(테이저건)' 납품계약을 놓고 벌어진 7억원대 물품대금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26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등법원 제14-3민사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국내 중소기업 A사가 경찰청을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A사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소송은 경찰청의 한국형 전자충격기 도입 과정에서 불거졌다. 전자충격기는 치안 현장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위해성 경찰장비로 흔히 미국 액손(AXON)사의 제품명인 '테이저건'으로 불린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 가격 부담이 크고 조준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경찰청은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공수요연계형 연구개발(R&D) 방식으로 국산 전자충격기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A사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
본지가 확보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경찰청은 2022년 10월 전자충격기 2755정과 카트리지 8만3300발 구매 입찰을 공고했다. A사는 해당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고, 이후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의거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36억7970만원으로 A사는 계약액의 80%인 선급금 29억4376만원을 지급받았다.
문제는 납품검사 과정에서 본격화됐다. A사는 경찰청과 2023년 3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전자충격기와 카트리지 검사 기준 및 방법을 두고 여러 차례 협의했다. 이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최종 검사 항목과 방법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A사 제품은 납품검사에서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2023년 7월 진행된 1차 납품검사에서는 본체 전극침 간극 검사와 카트리지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2차 납품검사에서도 본체 성능검사와 카트리지 검사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경찰청은 조달청에 계약 해제 절차 진행을 요청했고, 조달청은 같은 해 12월 A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사는 경찰청이 당초 규격서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검사했고, 검사 과정에서 입회를 배제하는 등 절차상 하자도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사 측은 "경찰청이 신의성실에 반해 검사 합격의 조건 성취를 방해한 것이므로 납품검사 합격이라는 조건의 성취를 주장할 수 있다"며 미지급 물품대금 7억3594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사와 경찰청은 검사 항목과 방법에 합의했고, 당사자 합의에 따라 최초 규격서에 기재된 기준 중 일부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시적으로 동의한 기준에 따라 검사한 것을 두고 신의성실에 반해 검사 합격이라는 조건의 성취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사 입회 배제와 관련해서는 일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봤다. 다만 A사가 사전에 검사업체 직원 외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를 받았고, 관련 내용이 담긴 계약서에 날인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사정만으로 검사 결과가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A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경찰청의 손을 들어줬다. A사의 상고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