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사범 3명 중 1명은 무직..."빈곤·취업난 등 경제 문제와 직결"[김동규의 마약이야기]
대검찰청, 작년 마약사범 2만3403명 중 31% 무직자... 회사원의 5배
"생활고 겪는 청년층, 고액 알바 유혹에 운반책 전락 사례 다수"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마약류 사범 3명 중 1명이 직업이 없는 무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중독이 단순히 쾌락을 좇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빈곤 등 경제사회적 조건과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 2만3403명 중 직업이 없는 인원은 전체의 31.1%인 72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업별 분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로, 두 번째로 많은 회사원(1393명·6.0%)과 비교하면 5.2배 더 많다.
현장에서는 경제적 곤궁이 마약류 범죄의 입구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마약류대책협의회 민간위원인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대표변호사는 "도박 중독 등으로 당장 생활비가 없는 청년 세대가 '고액 알바'라는 꾐에 넘어가 마약류 운반책(드라퍼) 등 공급 사범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현장에서 자주 접한다"며 "저성장 국면과 취업난 속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운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곤궁이 투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20·30대 마약류 회복자는 처음 마약에 손을 댄 계기에 대해 "학창 시절부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고, 상황을 바꿀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 현실을 도피하고자 마약류를 투약했다"고 회고했다.
현실 도피를 위해 마약류에 빠지는 현상은 알코올 중독과 동일한 기전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국립법무병원장을 지낸 조성남 대한법정신의학회장은 "펜타닐 등 마약 성분의 약물과 모르핀·헤로인 등 아편 계열의 약물은 중추신경을 억제해 고통을 잊게 만드는 작용을 하므로 경제적 빈곤 등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경향이 있다"며 "약물 중독은 결국 육체적·정신적 건강만 망칠 뿐 현실을 개선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마약류 범죄가 범법자들로 하여금 다시금 경제사회적 빈곤에 빠지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경제학 박사인 원진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연구위원은 "마약류 중독이 소득 감소와 치료비 지출, 가족의 돌봄 부담이라는 세 갈래의 경로를 통해 가계의 경제적 기반을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자녀 세대의 교육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는 등 인적자본 축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마약류 문제는 국민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계의 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인 셈"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