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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인생 도둑맞았다"...병원 실수로 삶 바뀐 두 남성 '100억 대 소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레미 모리슨(왼쪽)과 카일 바이린. AP통신
제레미 모리슨(왼쪽)과 카일 바이린. AP통신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두 남성이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서로 뒤바뀐 채 38년 동안 타인의 삶을 살아온 사실이 최근 DNA 검사를 통해 밝혀졌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들과 그 가족들은 해당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카일 바이린과 제레미 모리슨은 1988년 1월 26일 미국 노스다코타주 그래프턴의 '유니티 메디컬 센터'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두 사람뿐이었지만, 병원 측의 실수로 각각 상대방 부모의 품으로 보내졌다.

38년 동안 이어진 운명의 장난은 우연한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로 베일을 벗었다.

바이린이 선물 교환 이벤트를 통해 얻은 가정용 DNA 검사 키트를 이용해 계보 사이트에 결과를 등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해당 플랫폼을 통해 바이린에게 혈연관계인 여성이 연락을 해왔고, 그 여성은 다름 아닌 바이린의 친고모였다. 친고모의 조카였던 제레미 모리슨 역시 곧바로 DNA 검사를 받았고, 두 사람이 출생 직후 뒤바뀌었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바이린은 당시를 회상하며 "머릿속이 완전히 하얗게 변했다. 단순히 친가족을 찾은 수준이 아니라 내 진짜 삶이 뒤바뀌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모리슨 또한 바이린의 형제 사진을 본 순간 자신과 너무나 닮은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현재 콜로라도주의 풍력발전 회사에서 용접 검사원으로 일하는 모리슨은 "만약 원래대로 자랐다면 친형, 친아버지와 함께 노스다코타의 곡물 농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씁쓸함을 내비쳤다.

"35년의 세월을 어떻게 돌려받나"...병원 상대 손해배상 소송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도 두 사람은 자신들을 키워준 부모를 여전히 '진짜 부모'로 여기며 감사를 표했다. 최근에는 각자의 친부모와도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38년이라는 시간 동안 빼앗긴 삶에 대한 슬픔과 허탈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바이린을 길러낸 어머니 에벌린 뉴턴은 "바이린은 여전히 내 아들이고 그 사실은 변함없다"면서도 "하지만 친아들과 함께했어야 할 35년 이상의 삶을 도둑맞은 기분이다. 첫걸음마, 운전 연수, 결혼식 등 함께하지 못한 순간들을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가족은 최근 병원 측의 과실 및 의료 사고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주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유니티 메디컬 센터 측은 아이들이 뒤바뀐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병원 직원에게 책임이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은 "4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당시의 의료 및 인사 기록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당시 분만 팀 의료진도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며 "이번 발견이 가족들에게 준 깊은 상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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