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서류 맡고 RM은 기업 만난다...우리은행 기업여신 AX 본격화
업무 50단계 중 20단계 AI 적용
절감된 5만 시간, 기업 발굴에 집중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활용 예정
[파이낸셜뉴스] 기업금융 담당자(RM)가 서류를 뒤적이는 대신, 기업을 만나는 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이 기업여신의 반복 업무를 맡고, 직원은 기업 발굴과 상담, 심사 판단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혁신기업의 성장을 돕는 생산적 금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기업여신 전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여신 프로세스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2월 1차 AI 에이전트 구축을 시작으로 내년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2, 3차 단계를 공개할 계획이다.
핵심은 약 50개 단계를 거쳐야 하는 기업여신 업무에서 20개가량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정보 조회와 자료 검증, 리스크 요인 점검, 심사자료 작성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의 약 40%를 단순화하고, 업무시간을 연간 약 5만시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절감한 시간은 기업 현장 방문과 신규 고객 발굴, 상담 확대 등 생산적 금융을 위한 영업활동에 투입된다. 심사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정보와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점검해 업무 효율성과 내부통제 수준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에는 AI데이터사업부를 중심으로 여신정책부와 기업영업전략부, 대기업영업전략부, 여신심사부, 여신감리부 등이 참여한다. 금융과 기술 조직이 함께 기업여신 업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첫 사례다.
우리은행은 AI를 일부 업무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여신 전 과정을 'AI 네이티브'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로베이스 관점에서 업무를 분석, 고객 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E2E(End-to-End)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사업을 통해 재무실적이나 담보력 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던 기업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거래 흐름과 업종 특성, 사업 지속성, 성장 가능성, 보증기관 연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금융지원이 가능한 기업을 폭넓게 발굴할 계획이다.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세밀하게 구분해 생산적 금융과 자산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향후에는 재무제표 등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거래 흐름과 산업 정보, 상담 내용, 사후관리 정보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에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AI가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최종 여신 판단과 책임은 기존과 같이 사람의 몫이다. AI는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주요 리스크와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보조 역할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 업무 효율화가 아니라 심사 품질 향상, 내부통제 강화, 생산적 금융·포용금융을 확대하는데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