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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위축에 관세 불확실성까지…삼성·LG 가전 셈법 복잡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익성 둔화 가전…美 관세까지 '이중고'
하반기 수익성 방어 '비상'…업계 "예의주시"

서울 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 진열된 제습기.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 진열된 제습기.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일부 원가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4일부터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산 일부 비면제 품목에 최대 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미 협약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되는 반도체와 달리 일부 가전제품과 부품은 이번 관세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적용 품목에 대해선 기존 10% 관세와 비교해 부담이 최대 2.5%p 높아지게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 생산거점을 활용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현지 생산 비중을 조정하고 제품별 수출 경로를 재편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강제노동 관세에 이어 향후 과잉생산 등을 명분으로 추가적인 통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당장의 비용 부담도 문제지만 관세 체계가 잇따라 바뀌면서 생산과 투자, 가격 정책 등 기업의 중장기 의사결정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부담으로 꼽힌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가전업계의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면 하반기 실적 방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G전자는 올해 2·4분기 비용 효율화 및 고부가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과거 납부한 관세 일부를 돌려받은 점도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관세 환급액을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관세 환급으로 개선된 수익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강제노동, 과잉생산 관세를 본격화할 경우, 비면제 품목에는 다시 관세 부담이 발생하게 돼 환급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일부 희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오는 30일 2·4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증권가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 안팎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 경쟁 심화와 소비 위축,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가전 시장 자체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관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 수익성 확보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단계적인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왔던 만큼 이번 조치가 예상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존 10%보다 2.5%포인트 높은 12.5%가 적용되는 만큼 원가 부담에 대한 우려는 일정 부분 존재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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