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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약·도시락 싣고 섬으로… 제주 891㎢ 특구, 생활서비스 실험장 됐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비양도·가파도 생필품 배송 본격화
가파·마라 보건진료소에 의료물품 전달
비양도 고령자 도시락 배송도 추진
150m 상공서 UAM 항로 기상 관측
불법 개발 감시·3D 공간정보 구축
세계자연유산 실시간 드론관광 확대

제주시 한림읍 금능배송센터에서 드론이 비양도를 오가며 물품을 나르고 있다. 비양도·가파도·마라도 배송과 의료물품 운송, 한라산 탐방객 안전관리, 불법행위 감시, 드론관광 등 16개 실증 분야가 제주 전역에 배치돼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시 한림읍 금능배송센터에서 드론이 비양도를 오가며 물품을 나르고 있다. 비양도·가파도·마라도 배송과 의료물품 운송, 한라산 탐방객 안전관리, 불법행위 감시, 드론관광 등 16개 실증 분야가 제주 전역에 배치돼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배편에 의존하던 제주 부속섬의 생필품과 의료물품 배송에 드론이 투입된다. 고령자 도시락 배달과 폐의약품 수거, 응급 의약품 전달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히면서 전국 최대 규모 드론특구가 주민 생활을 바꾸는 실증 무대로 전환되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891㎢ 규모의 드론특별자유화구역에서 부속섬 배송과 기상관측, 불법행위 감시, 3차원 공간정보 구축, 관광 서비스를 아우르는 드론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특별자유화구역은 시험비행 허가와 안전성 인증, 비행 승인, 특별비행 승인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해 기술과 서비스를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지정한 구역이다. 제주지역 구역은 전국에서 가장 넓으며 2021년 처음 지정된 뒤 2025년 6월부터 2027년 6월까지 3차 운영기간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섬 지역의 교통·물류 여건을 반영한 실증사업을 제안해 2019년부터 국토교통부 드론실증도시 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주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부속섬 배송이다. 제주도는 지난 6월부터 비양도와 가파도 주민·관광객을 대상으로 공공배달앱 '먹깨비'와 연계한 생필품 배송을 시작했다.

올해는 비양도와 가파도에 무인 배송 거점을 구축해 현장 인력 없이도 물품을 접수하고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배송용 드론은 수~토요일 오후 2~8시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 드론특별자유화구역과 드론실증도시 사업 현황. 제주도는 891㎢ 규모 특구에서 부속섬 배송과 UAM 항로 기상관측, 3차원 공간정보 구축, 관광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 드론특별자유화구역과 드론실증도시 사업 현황. 제주도는 891㎢ 규모 특구에서 부속섬 배송과 UAM 항로 기상관측, 3차원 공간정보 구축, 관광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의료 접근성이 낮은 부속섬을 위한 배송망도 확충한다.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옥상에 드론 착륙장을 설치하고 가파도·마라도 보건진료소에 의료소모품을 전달한다. 섬에서 발생한 폐의약품은 드론으로 다시 수거한다.

최근에는 가파도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와 협력해 긴급 의약품을 드론으로 전달했다. 배편이나 헬기 운항이 어려운 상황에서 드론이 응급 물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비양도에서는 '제주가치돌봄' 사업과 연계해 고령자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 마라도 드론 배송도 7월 중 시작할 예정이다.

드론의 역할은 배송에 그치지 않는다. 제주국제공항~성산 구간의 도심항공교통(UAM) 항로에서는 드론에 기상측정 장치를 탑재해 풍속과 기온, 습도를 관측한다.

측정 고도는 UAM 운항이 예상되는 150m 이상이다. 지상 관측장비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공의 기상 변화를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측정하고 국립기상과학원과 데이터를 분석한다.

UAM은 전기로 움직이는 항공기를 활용해 도심과 지역 거점을 오가는 차세대 교통체계다. 항공기가 낮은 고도에서 운항하는 만큼 국지적으로 변하는 바람과 강수, 시야 정보를 정밀하게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수직이착륙기(VTOL) 드론을 활용한 고정밀 3차원 공간정보도 구축한다. 넓은 지역을 짧은 시간에 촬영한 자료를 제주도 디지털트윈 플랫폼에 등록해 불법 개발·건축과 공유재산 무단사용을 점검하고 지역별 변화를 추적하는 지도 제작에 활용한다.

드론을 활용한 한라산 공공서비스 구성도. 드론은 탐방객 위치와 영상을 관제센터에 전송하고 구조 요청, 탐방로 안전관리, 비탐방로 불법행위 감시를 지원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드론을 활용한 한라산 공공서비스 구성도. 드론은 탐방객 위치와 영상을 관제센터에 전송하고 구조 요청, 탐방로 안전관리, 비탐방로 불법행위 감시를 지원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한라산에서는 탐방로 안전과 비탐방로 불법행위 감시, 산불 등 재난 대응을 위한 드론 운용도 추진한다. 구조가 필요한 탐방객의 위치와 상황을 파악해 탐방로센터와 유관기관에 전달하는 체계도 구상됐다.

관광 분야에서는 성산일출봉과 거문오름, 한라산을 드론으로 실시간 촬영한 영상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체험기기로 전송한다. 방문객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하늘에서 바라본 세계자연유산을 체험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드론라이트쇼는 혼인지 수국축제와 성산조개바당축제, 제주 글로벌 미래우주항공 컨페스타에 이어 하반기 두 차례 더 열린다. 드론낚시대회와 드론축구대회도 추진해 산업 실증을 관광·레저 콘텐츠로 확장한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드론을 활용해 도민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 왔다"며 "배송과 안전, 환경, 관광 분야에서 실질적인 편익을 만들도록 실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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