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레인, 직장인 1000명 조사… 86.9% "업무에 AI 쓴다"
챗GPT 82.3%·제미나이 72.7% 이용
51.1% "생산성과 업무속도 눈에 띄게 향상"
기업의 적극적 지원 22.2%·사내교육 18.4%
61.1% "AI 결과물 수준은 개인 역량에 달려"
바이브코딩 인지도 낮지만 시도 의향 62.9%
AI 교육 수강 의향 70.3%… 평가기준 마련 과제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10명 가운데 약 9명이 업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지만, 회사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은 10명 중 2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개인의 업무속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은 반면, 활용 능력에 따른 성과 격차와 평가 공정성을 둘러싼 새로운 과제도 커지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 업무 환경에서의 AI 활용도 및 바이브코딩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6.9%가 업무 중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연령과 성별을 고려한 온라인 할당표본 방식으로 이뤄졌다.
AI를 하루에도 수십 번 사용한다는 응답은 20.3%, 매일 빠지지 않고 쓴다는 응답은 15.3%였다. 업무 중 필요할 때 사용하는 비율은 32.4%, 아주 드물게 사용한다는 응답은 18.9%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의 활용 빈도가 높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 사용한다는 응답은 20대 27.6%, 30대 32.4%로 나타났다. 같은 응답이 40대는 14%, 50대는 7.2%에 그쳤다. 반면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비율은 50대가 37.6%로 가장 높았다.
주로 사용하는 AI 서비스는 챗GPT가 82.3%로 가장 많았다. 제미나이가 72.7%, 클로드가 23.1%로 뒤를 이었다. 하나의 서비스만 이용하기보다 업무 성격에 맞춰 여러 AI를 골라 쓰는 이른바 '멀티 AI 활용'이 직장인의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확산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61.1%는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결과물의 수준은 개인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봤다. 어떤 AI를 어떤 업무에 적용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응답도 54.5%였다.
AI를 사용한 뒤 업무 개선 효과를 체감한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51.1%는 AI 활용으로 전반적인 생산성과 업무속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답했고, 46%는 AI 서비스를 업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평가했다.
업무 활용은 빠르게 확산했지만 기업의 지원은 뒤따르지 못했다. 회사가 AI 활용을 권장하지만 별도 지원은 없다는 응답이 41.8%로 가장 많았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응답은 22.2%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컸다.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응답은 대기업 재직자가 44.3%였지만 중소기업 재직자는 16.5%에 머물렀다. 조사 응답자 가운데 중소기업 재직자는 67.7%, 대기업 재직자는 13.1%, 공공기관 재직자는 10.5%였다.
사내 AI 교육을 받아본 경험은 18.4%에 불과했다. 직장인 상당수가 기업의 체계적인 교육보다 개인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사용법을 익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직장인들은 AI 교육과 서비스 지원을 새로운 복지로 인식했다. 응답자의 57.9%는 양질의 AI 교육 제공을 기업의 좋은 복지 혜택으로 평가했고, 49.3%는 다양한 AI 서비스 지원이 필수 복지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AI를 인사평가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둘러싼 우려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52.8%는 AI로 만든 결과물이 실제 사용자의 실력인지 판단할 수 있는 평가 능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응답은 40.8%였다. AI로 비교적 쉽게 결과물을 얻은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 불공평하다는 의견도 34.6%로 조사됐다.
기업이 AI 활용을 권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한 도구와 출처, 사람이 직접 검토·수정한 범위, 결과물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무 결과만 평가할 경우 문제를 정의하고 자료를 검증한 사람과 AI 결과를 그대로 제출한 사람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어로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작성하도록 하는 '바이브코딩'은 아직 낯선 개념이었다. 바이브코딩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0.4%였고, 들어봤지만 자세히 모른다는 응답은 39.4%였다. 처음 들어봤다는 응답은 50.2%에 달했다.
바이브코딩은 전문적인 프로그래밍 문법을 직접 작성하기보다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의 목적과 기능을 말이나 문장으로 설명해 AI가 코드를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AI가 만든 결과를 실행하고 오류를 확인한 뒤 다시 지시하며 기능을 완성한다.
인지도에 비해 향후 활용 의향은 높았다. 응답자의 62.9%는 바이브코딩을 시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관련 교육을 받을 의향은 70.3%로 더 높았다.
바이브코딩이 모든 업무에 보편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26.6%였지만 특정 업무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응답은 42.5%로 가장 많았다. 데이터 분석과 반복 업무 자동화, 간단한 웹페이지나 내부 업무도구 제작처럼 적용 효과가 분명한 분야에서 먼저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보다 AI에 업무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기획력과 질문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57.7%였다. 바이브코딩을 다루지 못하는 직장인은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응답도 42.7%로 조사됐다.
다만 자연어로 코드를 만들더라도 결과물의 오류와 보안 취약점,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을 사용자가 확인해야 한다. 코딩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AI가 만든 프로그램을 그대로 업무에 적용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기본적인 검증교육도 함께 필요하다.
최다솔 엠브레인 트렌드센터 매니저는 "AI 활용이 직군 전반의 기본 업무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업 규모에 따른 교육·도구 격차가 성과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과 공정한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