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반도체 공습경보, 막아낼 길은 혁신뿐
CXMT 상장 성공, 제조장비도 양산
한국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위협
28일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보통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나란히 폭락했다. 미국 빅테크들에 대한 대규모 공급계획이 발표됐지만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것은 본격화되고 있는 중국 반도체 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날 상장된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는 단숨에 중국 시가총액 1위에 올라 미국 인텔을 넘어섰다. 이는 CXMT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확보,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이미 고속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국영기업이 반도체 제조용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은 더 충격이 컸다. 중국 기업에 제조장비를 수출하던 네덜란드 ASML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고, 이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제조장비까지 생산함으로써 중국 반도체는 미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타국의 도움이 없이도 홀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CXMT의 기술 수준은 16나노(㎚·1㎚=10억분의 1m) 수준의 메모리 양산 단계라고 한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보다 2~3년 뒤처져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은 아직은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아직은 조금 뒤떨어진 중국 반도체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팹리스(설계)뿐만 아니라 장비·소재·부품 제조에서도 중국 반도체는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물량이 감소하는 것과 더불어 저렴한 가격과 크게 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 세계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경기 용인과 서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산단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할 계획이지만, 공기를 앞당기기 못하면 시장의 수요·공급 흐름과 어긋날 수도 있다.
우리로서는 짓고 있는 반도체 팹(공장)들을 속히 완공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기술혁신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중국이 따라오면 우리는 앞서가는 기술로 한걸음 더 달아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TV 등 가전 분야에서도 한국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자칫 시장을 잃고 도태될 수 있다. 먼저 그런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이 중국을 누르고 한단계 더 도약할 골든타임인 것이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원동력이다. 역으로 반도체가 무너지면 전체 경제가 한순간에 곤경에 빠질 수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라고 했다. 역대 최대의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산업이 훌쩍 앞서가도록 지원책을 총동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근무시간의 탄력적 운영 문제 하나도 노사 이견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굴기'를 보면서 정부나 기업, 노조는 일심동체가 되어 미래를 위해 매진하기 바란다. 한가롭게 다툴 때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