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을 '외우는 역사'에서 '묻고 대화하는 기억'으로… 제주 평화교육 수업 바꾼다
교원·교육전문직 26명 대상 직무연수
문학·집단 트라우마로 4·3 교육 시야 넓혀
설명보다 질문·대화 중심 수업 실천 모색
과거의 4·3을 학생이 '나의 이야기'로 연결
평화·인권·화해 가치 교실 수업으로 확장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 교육이 사건과 연표를 설명하는 방식에서 학생이 질문하고 서로 다른 기억을 듣고 대화하는 평화·인권교육으로 확장되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일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교원과 교육전문직원 26명을 대상으로 '2026년 4·3평화·인권교육 직무연수'를 운영했다.
이번 연수는 교원의 제주4·3 역사 인식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과 집단 트라우마 등 여러 관점에서 수업 방법을 다시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생에게 질문과 공감, 성찰과 대화를 끌어내는 평화교육의 방법을 공유했다.
오전에는 허영선 전 제주4·3연구소 소장이 '문학으로 바라보는 4·3'을 주제로 강의했다. 문학작품에 담긴 4·3의 기억과 상처를 통해 역사적 사실이 개인과 공동체의 경험으로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살펴봤다.
오후에는 전우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집단 트라우마와 평화교육'을 주제로 강의했다. 4·3의 상처를 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이해하고 성찰해야 할 문제로 접근하며 평화교육과의 연결 가능성을 다뤘다.
연수에서는 평화교육을 '평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그에 따라 행동하도록 하는 교육'으로 접근했다. 제주4·3에 내재된 물리적·구조적·문화적 폭력을 함께 살펴보고 평화와 인권, 자유, 평등, 민주주의, 용서와 화해의 가치를 수업에서 어떻게 다룰지도 논의했다.
수업 방법도 구체화했다. 교사가 설명을 주도하기보다 학생의 질문과 답변을 중심에 두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며 대화하는 방식이다. 4·3을 지역의 과거 사건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학생이 자신의 삶과 연결해 생각하도록 하는 수업도 제안됐다.
이런 접근은 4·3평화·인권교육의 무게를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서 '학생이 어떻게 이해하고 성찰하게 할 것인가'로 옮기는 시도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억과 공감, 대화까지 수업에 연결해야 평화·인권교육의 의미가 살아난다는 취지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앞으로도 교원의 현장 수업 실천을 지원해 4·3평화·인권교육의 전문성과 지도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