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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서 드러난 美 방공 구멍…"한국·괌은 더 위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란, 미군시설 20곳 타격·항공기 42대 손상
CSIS "태평양은 중동보다 위협 더 커"
패트리엇·IFPC·대드론 3중 방어망 제안

발사되는 북한 전술탄도미사일. 연합뉴스
발사되는 북한 전술탄도미사일.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과의 전쟁에서 중동 미군 기지의 방공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과 괌, 일본 등 태평양 지역의 미군 기지는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이 이란전으로 패트리엇 등 핵심 방공 자산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어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안보국장은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전에서 교훈을 얻고도 중동의 미군 기지와 핵심 인프라 보호에 너무 더디게 대응했다"며 "태평양의 도전은 훨씬 더 크다"고 밝혔다.

존스 국장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 과정에서 중동 전역을 상대로 2000회 이상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8개국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최소 20곳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미군 항공기 42대 이상도 파손되거나 파괴됐으며 상당수는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던 항공기였다. 시설과 장비 피해 등을 포함한 미국의 손실액은 최대 130억달러로 추산됐다.

존스 국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전에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의 위력을 확인하고도 해외 기지 방어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뒤 지대공 미사일과 대드론 시스템, 전자전 장비와 센서를 확대하는 한편 대드론 그물망과 다층 콘크리트 방벽 등 물리적 방어시설도 적극 구축했다.

반면 태평양 미군 기지는 중국과 북한의 더 강력한 공격 위협에 놓여 있다는 게 존스 국장의 진단이다. 그는 "중국은 이란보다 규모가 크고 성능도 뛰어난 드론, 순항·탄도·극초음속 미사일 전력을 갖고 있다"며 "일본과 필리핀에서 괌과 한국에 이르기까지 태평양의 미군 기지와 인프라는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 및 드론에 특히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존스 국장은 태평양 미군 기지를 보호하려면 장거리·중거리·단거리로 나뉜 다층 방공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거리 방어에서는 현재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는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거리에는 낮게 날아오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차세대 방공체계 '간접화력방어능력'(IFPC)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단거리에서는 자폭 드론을 잡는 코요테와 메롭스 등 대드론 요격체계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출력 레이저와 마이크로파 등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전파 교란을 위한 전자전 장비도 효과적인 방어 수단으로 꼽았다.

미사일을 직접 격추하는 능동적 방어뿐 아니라 수동적 방어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시설을 지하화하고 그물망과 철조망, 고밀도 다층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패트리엇이나 전투기처럼 보이는 가짜 표적을 만들어 적의 미사일을 소모시키고 해·공군 기지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 한 번의 공격으로 전력이 마비되는 위험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스 국장은 "드론과 미사일이 만연한 상황에서 준비 부족으로 미국은 이미 막대한 대가를 치렀다"며 "중국과 이란, 북한, 러시아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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