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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연구팀, 관광선 187회 추적… 남방큰돌고래 보호규정 광범위 위반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드론으로 선박 187회·돌고래 471회 추적
관광 병행 어선 50m 접근 위반 15%
소형 관광선 93%서 소음 3dB 초과
대형선 10노트 때 추정 소음 약 150dB
연구팀 "거리·속도에 수중소음 관리 필요"

7월29일 제주 서귀포시 노을해안로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6개체 주변으로 관광선박 4척이 운항하고 있다. 연구팀은 드론으로 선박과 돌고래 사이의 거리를 각각 97~251m로 측정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연구팀 제공
7월29일 제주 서귀포시 노을해안로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6개체 주변으로 관광선박 4척이 운항하고 있다. 연구팀은 드론으로 선박과 돌고래 사이의 거리를 각각 97~251m로 측정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연구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남방큰돌고래 관광선박들이 법으로 정한 접근거리와 운항 기준을 광범위하게 지키지 않는다는 현장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형 관광선은 돌고래에 가까이 접근하는 과정에서 높은 소음 노출이 잦았고, 대형 관광선은 거리를 확보해도 선박 자체의 수중소음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김창수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서귀포시 노을해안로 앞바다에서 드론과 수중청음기를 이용해 남방큰돌고래 관광선박의 접근거리와 속도, 수중소음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11일간 선박 통과 궤적 187회와 돌고래 수면 출현 위치 471회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엘스비어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cological Informatics'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생태학과 데이터과학을 결합한 연구를 다루는 국제 학술지로 SCIE와 Scopus에 등재돼 있다.

현행 규정은 돌고래와 선박의 거리에 따라 운항을 제한한다. 750~1500m에서는 10노트 이하, 300~750m에서는 5노트 이하로 운항해야 한다. 50~300m에서는 스크루를 정지한 뒤 서행하거나 정지해야 하며 50m 이내 접근은 금지된다. 돌고래 300m 안에는 선박 3척 이상이 동시에 들어갈 수 없다. 위반하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연구팀 분석에서는 50~300m 구간의 스크루 정지 기준이 선박 유형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지켜지지 않았다.

50m 접근금지 기준 위반도 확인됐다. 관광 활동을 병행한 어선은 돌고래 조우 사례의 15%가 50m 이내에서 발생했다. 소형 관광선은 약 4.2%, 대형 관광선은 약 4.4%였다. 중형 관광선에서는 조사기간 중 50m 이내 접근 사례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드론 영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박의 실제 위치와 속도를 계산했다. 드론 영상과 비행정보를 결합해 화면 속 선박과 돌고래 위치를 지리좌표로 바꾸는 'GeoConvertor'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정지표적 실험에서는 프레임 간 평균 위치 안정성이 0.15±0.08m였고, 고도 100m의 해상 이동표적 실험에서는 속도 오차가 0.23~0.79노트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연구팀이 분석한 남방큰돌고래 주변 관광선박의 접근거리·운항속도와 수중소음 노출 분포. 위쪽 그래프는 선박 유형별 접근거리와 속도를, 아래쪽은 돌고래 위치에서 추정한 수중소음 증가 수준을 보여준다. /사진=제주대학교 연구팀 제공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연구팀이 분석한 남방큰돌고래 주변 관광선박의 접근거리·운항속도와 수중소음 노출 분포. 위쪽 그래프는 선박 유형별 접근거리와 속도를, 아래쪽은 돌고래 위치에서 추정한 수중소음 증가 수준을 보여준다. /사진=제주대학교 연구팀 제공

수중소음은 돌고래의 주요 휘슬 주파수인 5.3~12.5㎑ 대역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배경소음보다 3dB 높은 수준을 보수적인 의사소통 마스킹 가능 기준, 6dB를 보다 뚜렷한 소음 증가 기준으로 설정했다. 선박소음이 돌고래의 휘슬 의사소통을 가릴 가능성을 살핀 지표다.

소형 관광선에서는 전체 조우 사례의 93%에서 돌고래 위치의 추정 수신소음이 배경보다 3dB 이상 높았다. 6dB 이상 높아진 사례도 44%에 달했다. 선박 자체의 음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돌고래 가까이 접근하는 운항 특성이 소음 노출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카타마란형 관광선은 접근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었지만 선박 자체의 수중 방사소음이 컸다. 3dB 기준 초과는 약 26%, 6dB 기준 초과는 25%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는 돌고래 보호에서 접근거리만 관리해서는 실제 소음 노출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연구팀은 충돌과 직접적인 행동 교란을 막기 위한 최소 접근거리는 유지하되 선박 유형과 속도, 돌고래 위치에서의 수신소음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장 규정 집행의 어려움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해양수산부도 2023년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접근거리와 속도 위반을 명확하게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제주도·해양경찰청 등과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드론 기반 위치·속도 산출 방식은 관광선과 돌고래 사이의 거리와 선박 속도를 수치로 남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관광선박의 접근거리와 속도, 수중소음을 모니터링하고 반복적인 위반 사례가 확인되면 관계기관에 자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창수 박사는 "특정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규정을 만들고도 준수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관리체계가 문제"라며 "거리기준뿐 아니라 돌고래가 실제로 노출되는 수중소음까지 고려하는 생태관광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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