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격노 은폐' 방첩사 지휘부 구속영장 기각…종합특검, 막판 수사 차질
법원 "증거인멸 염려 보기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을 은폐한 의혹을 받는 방첩사 지휘부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에 대해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7월 20일 채상병 순직 사건 이후 VIP 격노 관련 정보 수집을 막는 등 사건 처리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VIP 격노는 같은 해 7월 31일 열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책임자 관련 보고를 받은 뒤 크게 화를 내며 질책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수사 외압 의혹의 출발점으로 언급된다.
황 전 사령관은 사건 당시 군 정보기관인 방첩사를 지휘했으며 문 전 부대장은 해병대사령부에 파견돼 관련 정보수집을 맡았다.
황 전 사령관은 채상병 순직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과 잇따라 통화한 사실이 지난해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문 전 부대장은 당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과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VIP 격노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를 폭로할 가능성이 있으니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령관에게 '해병대 간부가 VIP 격노를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녹취가 드러나기도 했다.
황 전 사령관과 문 전 부대장 역시 같은 시기 여러 차례 통화했으며 문 전 부대장이 황 전 사령관에게 채상병 사건 관련 동향을 보고한 정황도 파악됐다.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검)은 이를 토대로 방첩사가 VIP 격노를 은폐하는 데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해왔다.
이날 두 사람의 신병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관련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의 수사 종료 기간까지 2주도 남지 않아 특검팀이 이들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적다. 특검팀의 수사 기한은 오는 23일 종료된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