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주가 2·3배 추종 ETF 美 상장 추진
美 운용사 5곳 SEC에 승인 신청
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 ETF도 추진
日선 개별주 레버리지 상품 금지
美 승인 후 외국펀드로 日판매 가능
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일본에서는 개별 종목 연계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지 않지만 미국에서 상장한 뒤 외국 투자신탁 형태로 일본에서 판매하는 '역상륙'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ETF 운용사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와 프로셰어즈, 타이달파이낸셜그룹 등 5개사는 올여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키옥시아 주가 연계 레버리지 ETF의 상장 승인을 신청했다. 도요타자동차와 소니그룹, 소프트뱅크그룹 등 일본 주요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SEC 승인을 받으면 해당 상품은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도요타와 소니는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가 상장돼 있어 ETF 운용이 비교적 쉽고 승인 문턱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키옥시아는 미국에 ADR을 상장하지 않아 심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2배 또는 3배로 추종하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적은 자금으로 더 큰 투자 효과를 낼 수 있어 미국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운용사가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해 기계적으로 매매하기 때문에 ETF 규모가 커질수록 기초 종목의 주가 등락 폭도 확대될 수 있다.
올봄 개별주 레버리지 ETF를 허용한 한국에서는 지난 5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연계 상품이 상장됐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두 회사 주가가 급등락했고 이들 종목의 비중이 큰 코스피도 출렁이자 한국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종목에 대한 거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시가총액 증가와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투자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매슈 터틀 터틀캐피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키옥시아 연계 상품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키옥시아가 다음 'SK하이닉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소프트뱅크그룹과 닌텐도 주가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신청한 상태다.
일본에서는 주가지수 연계 레버리지 ETF만 상장할 수 있고 개별주 연계 상품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 상장 ETF의 운용사가 일본 금융청에 신고하면 '외국 투자신탁' 형태로 일본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지속적인 정보공개와 판매회사 확보 등이 필요하지만 일본 온라인 증권사들은 이미 미국 상장기업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취급을 늘리고 있다.
터틀 CEO는 SEC 승인을 받으면 "일본에서도 반드시 외국 투자신탁으로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판매가 시작되면 일본 거주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경유해 자국에서 금지된 개별주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돼 규제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