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빌라만 살라는거냐"...청년미래보금자리론 '냉담'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저금리 대출로 청년 비아파트 매수 지원
생애최초 LTV 우대 유지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며 정부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마련했지만, 정작 청년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월세를 내는 대신 집을 사도록 돕겠다는 취지와 달리 빌라·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져 주거 사다리가 아닌 '주거 족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청년층이 원하는 주거 형태와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억원 이하 비아파트 매수 지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내년 1월부터 매년 3조원씩 2년 간 총 6조원 규모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공급한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청년 주거 지원 3종 세트' 중 하나다.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을 대상으로 4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 매수를 낮은 금리로 지원한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청년만 이용할 수 있으며, 신혼부부는 부부 중 한 명이 대상 요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

현재 일반 보금자리론 금리는 4.90~5.20% 수준이지만, 청년미래보금자리론에는 기본 우대금리에 더해 지방 거주자와 저소득층, 신생아 가구 등에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80%까지 인정된다.

이번 상품에서 정부가 자랑하는 점은 '월세를 내는 수준의 부담으로 집을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억5000만원짜리 빌라를 구입하면서 2억원을 빌리고, 30년 만기로 연 3% 금리를 적용할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원이다. 그간 청년들이 월세로 지출하던 비용을 원리금 상환에 활용해 자산 마련을 지원하고, 향후 아파트 등 더 좋은 주택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하더라도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LTV 우대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금융위가 강조하는 지점이다. 빌라나 오피스텔을 산 후에도 여전히 아파트 매수 기회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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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에만 살라는 거냐"...청년 반응 '싸늘'

문제는 비아파트 매수로 청년들이 자산 형성에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느냐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은 개별 물건별 안정성 편차와 낮은 환금성이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거래가 원활하지 않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값으로 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매각도 어려우면 주거 사다리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아파트는 실거래와 단지 시세 등 가격·비가격 정보가 충분하고 명확하지만, 빌라는 동일 입지·유형의 비교 사례가 적어 부동산 거래 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들은 더욱 리스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청년층은 점점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3월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최초 주택 구매 시 선호하는 주택 유형으로 아파트를 꼽았다. 실제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서울·수도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초소형 평형으로 눈을 돌리며 '작더라도 아파트'를 사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청년은 빌라에만 살라는 거냐'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가 청년에게 비아파트 매입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서울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내고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월세로 매달 몇십만원을 지출해 아깝긴 하지만, 빌라나 오피스텔을 매수할 생각은 없다"며 "괜히 샀다가 나중에 거래가 안돼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
금융위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 청년층의 아파트 매수를 제한하거나 비아파트 매수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어지는 아파트 매수 관련 LTV 우대 혜택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비아파트와 아파트 매수 수요는 별개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층이 자금 여건에 따라 비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거 선택지를 마련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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