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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도심 재생·신도심 성장관리… 제주연구원 '26개 읍면동 맞춤 처방'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좌민석·김수희 연구진 26개 읍면동 분석
원도심 주거·상권 회복, 신도심 성장관리
동부 정주기반·서부 관광-생활 균형
추자·우도 의료·복지·교통 기반 강화
생활인구를 소비·일자리·공동체로 연결

제주시 도심 전경. 제주연구원은 제주시 26개 읍면동의 인구와 정주여건, 산업·지역자원을 분석해 원도심 재생과 신도심 성장관리, 읍면·도서지역별 생활권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발전전략을 제안했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도심 전경. 제주연구원은 제주시 26개 읍면동의 인구와 정주여건, 산업·지역자원을 분석해 원도심 재생과 신도심 성장관리, 읍면·도서지역별 생활권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발전전략을 제안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시 원도심에는 노후주거지 개선과 고령친화 서비스를, 연동·노형동 등 신도심에는 청년 정착과 교통·주차 문제를 관리하는 성장정책을 적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읍면지역도 동부와 서부의 인구·산업 구조가 다른 만큼 똑같은 지역개발사업을 반복하기보다 생활권 특성에 따라 정책을 달리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14일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좌민석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이 연구책임을 맡고 김수희 지역균형발전지원센터 전문연구위원이 공동연구한 '제주시 읍면동 인구특성을 반영한 특화 발전 전략 연구'가 이런 내용을 담았다. 연구진은 제주시 26개 읍면동의 인구구조와 이동, 정주여건, 산업, 지역자원 등을 함께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초점은 4개 읍·3개 면·19개 동으로 구성된 제주시 안에서도 원도심과 신도심, 농촌, 관광지, 섬의 인구구조와 필요한 생활서비스가 크게 다른 만큼 지역마다 다른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통계는 이런 정책 전환의 배경을 보여준다. 2025년 제주시 총인구는 50만3607명으로 2021년 50만6843명보다 3236명 줄었다. 감소폭만 보면 크지 않지만 내부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주민등록인구는 같은 기간 49만3096명에서 48만5182명으로 7914명 감소한 반면 등록외국인은 1만3747명에서 1만8425명으로 4678명 증가했다.

연령구조 변화는 더 뚜렷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1년 7만4054명에서 2025년 9만259명으로 1만6205명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6%에서 17.9%로 높아졌다. 반대로 경제활동의 중심 연령대로 분류한 25~49세 핵심생산인구는 18만4205명에서 17만5729명으로 8476명 감소했다.

제주시 원도심 일대. 제주연구원은 일도·삼도·용담·건입동 등을 중심으로 노후주거지와 빈집을 정비하고 전통시장·역사문화자원, 청년 활동공간을 연결하는 원도심 재생전략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원도심 일대. 제주연구원은 일도·삼도·용담·건입동 등을 중심으로 노후주거지와 빈집을 정비하고 전통시장·역사문화자원, 청년 활동공간을 연결하는 원도심 재생전략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진은 이런 변화가 지역마다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지역은 2025년 국내 인구이동 기준 2650명이 순유출됐지만 동부읍면지역은 34명 순유입을 유지했다. 서부읍면지역은 2021년 372명 순유입에서 2025년 50명 순유출로 돌아섰다. 여기서 순이동은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국내 인구이동 수치로, 외국인 증가와는 별개의 지표다.

가장 구체적인 처방은 제주시 동지역을 원도심과 신도심으로 다시 나눈 대목이다. 일도·삼도·용담·건입동 등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은 노후주거지와 빈집, 유휴공간을 정비하고 전통시장과 역사문화자원을 연결하는 도시재생에 무게를 뒀다. 고령인구 증가에 맞춰 의료·복지·돌봄 접근성을 높이고 청년 창업·문화공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연동·노형동 등을 중심으로 한 신도심은 방향이 다르다. 상업·업무·주거 기능이 밀집된 만큼 교통혼잡과 주차, 보행환경을 관리하고 청년 주거지원과 창업공간, 공유오피스, 문화·여가시설을 연계해 생산가능인구의 정착 기반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이도2동과 아라동, 오라동 등 성장지역과도 생활권을 연결하도록 했다.

조천·구좌 등 동부읍면은 정주인구 유지가 우선 과제로 제시됐다. 자연환경과 농업 기반은 강점이지만 전입인구와 순유입 규모가 줄고 있어 의료·교육·문화 등 생활서비스를 보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농촌체류와 농산물 소비, 마을자원 프로그램을 묶어 방문객의 체류가 지역 소비로 연결되도록 하는 전략도 담겼다.

애월·한림·한경 등 서부읍면은 관광객과 방문객 증가를 어떻게 지역경제에 남길지가 핵심이다. 관광개발과 주민 정주환경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면서 관광에 치우친 산업구조를 농수산업과 문화·레저, 체류형 관광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주시 추자도 전경. 제주연구원은 동부읍면에는 정주인구 유지와 생활인구 확대, 서부읍면에는 관광과 정주 기능의 균형, 도서지역에는 의료·복지·교통 등 기초 생활서비스 강화를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추자도 전경. 제주연구원은 동부읍면에는 정주인구 유지와 생활인구 확대, 서부읍면에는 관광과 정주 기능의 균형, 도서지역에는 의료·복지·교통 등 기초 생활서비스 강화를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추자면과 우도면 등 도서지역은 개발보다 '생활 유지'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뒀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속에서도 주민이 계속 살 수 있도록 의료·복지·교통 등 기초서비스를 유지하고 공동체 기반을 보완하는 전략이다. 청정 자연과 특산물, 소규모 관광자원은 주민 생활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경제와 연결하도록 했다.

연구가 강조한 또 하나의 축은 생활인구다. 주민등록 주소지만으로 지역 수요를 판단하지 않고 관광과 업무, 통학 등으로 실제 지역에 머물고 활동하는 사람까지 정책에 반영하자는 개념이다. 현행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도 생활인구를 주민등록인구와 일정 요건을 갖춘 체류자, 외국인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주처럼 관광과 방문 수요가 큰 지역에서는 의미가 크다. 주민이 감소한다고 이용해야 할 교통·환경·상업·관광 서비스 수요까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도 역시 공식 인구 플랫폼에서 상주인구뿐 아니라 관광 등을 위해 체류하는 인구를 함께 보는 생활인구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도시재생과 농촌협약, 마을만들기 사업도 개별 사업 단위로 접근하기보다 인구구조와 생활서비스 수요, 지역자원을 묶어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인구감소 자체를 막는 데 정책을 집중하기보다 '누가 살고, 누가 오며, 무엇이 부족한가'를 읍면동별로 따져 투자 우선순위를 달리하자는 접근이다.

좌민석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주시 읍면동은 인구 규모와 연령구조, 순이동, 생활서비스 수준이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 제주시 전체를 하나의 기준으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읍면동별 인구 특성과 생활권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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