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한 달 앞두고 숨진 제주 항일운동가 양붕진 선생… 81년 만에 대통령표창
미륵교 항일운동 참여하다 일제에 체포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 선고받아
손녀 양지향씨가 대통령표창 대신 전수
제주아트센터 광복절 경축식 600명 참석
위성곤 지사 "평화·인권 가치로 새 100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광복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난 제주 출신 항일운동가 고(故) 양붕진 선생이 사후 81년 만에 독립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민족종교를 통해 일제 패망과 조국 독립의 뜻을 퍼뜨리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그의 항일 공적이 국가 차원에서 인정됐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양붕진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추서됐다. 손녀 양지향씨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표창을 전수받았다.
양 선생은 1938년부터 1942년까지 제주에서 독립을 염원하는 기도제를 19차례 열었다. 일제 패망과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내세운 민족종교 미륵교를 통해 항일 의식을 확산한 인물이다.
그의 활동은 1942년 일제 경찰에 발각됐다. 양 선생은 양계초·송태옥·이두생 등과 함께 체포됐고 1943년 2월16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청에서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제주지역 항일운동 기록에는 양 선생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심한 고문과 옥고를 겪은 것으로 남아 있다. 그는 광복을 한 달 앞둔 1945년 7월16일 고문과 옥고의 후유증으로 숨졌다. 향년 50세였다. 제주지역에서 그의 항일활동은 오래전부터 기록돼 왔지만 독립유공자 포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다 올해 광복절을 계기로 정부 포상이 이뤄졌다.
이날 경축식은 '함께 이룬 광복, 함께 여는 제주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광복회원과 유족, 기관·단체장, 도민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독립유공자 명예 선양과 보훈문화 확산에 기여한 강상무·고인석·정희열·한재월씨 등 4명에게는 제주도지사 표창이 수여됐다. 제주제일고 3학년 김기헌 학생은 광복절 기념 모범학생으로 제주도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위성곤 지사는 경축사에서 제주 항일운동의 역사를 짚었다. 제주에서는 1918년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을 비롯해 조천만세운동, 제주해녀항일운동, 의병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항일 저항이 이어졌다.
위 지사는 "선열들의 희생과 독립을 향한 굳은 의지를 이어받아 연대와 상생의 힘으로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겠다"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더욱 굳건히 세워 세계평화의 섬 제주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경축식에 앞서 이날 오전 8시50분 애국선열추모탑에서는 주요 기관·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순국선열을 기렸다. 제주아트센터에서는 '2026 이달의 독립운동과 제주의 독립운동가전'과 '2026년 태극기 그리기 대회 수상전'도 함께 열렸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