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中 반도체 전쟁 '차단'에서 '관리'로..中, 엔비디아 H200 일부 허용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바이트댄스·텐센트 각각 1만개 반입
美 승인 물량은 최대 10만개씩
자국 반도체 보호 위해 대부분 본토 밖에
AI 경쟁력 위해 美 첨단칩 규제 일부 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행한 젠슨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행한 젠슨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본토 반입을 일부 허용했다. 미국이 H200의 대중 수출을 허용한 데 이어 중국도 자국 AI 기업의 첨단 칩 확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차단'에서 '관리'로 넘어가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반입 물량은 제한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바이트댄스와 텐센트는 각각 약 1만개의 H200을 중국 본토로 들여왔다. 다른 중국 기술기업들도 조만간 비슷한 규모의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허용한 물량에는 크게 못 미친다.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등은 미국 정부로부터 각각 최대 10만개의 H200을 구매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승인 물량 대부분을 중국 본토 밖에 두도록 요구하면서 실제 반입량이 제한됐다. 자국 반도체 기업을 보호하면서도 AI 개발에 필요한 첨단 칩은 공급하려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레노버 등 일부 엔비디아 협력업체는 지난주 중국 고객들에게 H200을 탑재한 제품 주문을 재개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들 업체는 엔비디아 칩을 중앙처리장치(CPU)와 네트워크 장비 등과 결합해 AI 서버로 판매한다.

중국 당국은 본토 반입이 허용된 물량 외에 H200을 홍콩으로 보내 사용하는 것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으로의 선적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하지만 홍콩에는 H200을 대규모로 가동할 데이터센터가 충분하지 않아 중국 기업들이 실제 칩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소식통은 FT에 "모두가 이 칩을 필요로 하지만 홍콩에서 사용할 방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의 규제가 추가로 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산 첨단 칩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은 자국 주요 AI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AI 칩 육성과 최첨단 AI 모델 개발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현실적인 선택에 나선 셈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약 50만개의 H200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