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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투자회사로 쪼개진 카카오…'기업가치 재평가' 승부수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창사 이래 최대 지배구조 개편
최근 평균시총 16조8000억 그쳐
계열사 통합 관리·운영 한계 판단
AI는 카톡 중심 커머스·광고 집중
X는 모빌리티 등 신사업 동력 발굴
AI 수익화·김범수 역할 등 변수로

AI·투자회사로 쪼개진 카카오…'기업가치 재평가' 승부수

카카오가 카카오톡·인공지능(AI) 사업과 계열사 투자·관리 사업을 분리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카카오가 자체 평가한 그룹 잠재가치 34조2000억원과 실제 시가총액 16조8000억원 사이 17조원 이상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성격이 다른 사업을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분할 이후 카카오AI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AI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고, 다수의 상장·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는 카카오X는 계열사 가치를 실제 기업가치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결국 분할 자체보다 두 회사가 독립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명할 수 있느냐가 시장의 재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비효율성·기업 디스카운트 해소"

2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적분할의 핵심은 카카오톡·AI 사업과 계열사 투자·관리 사업을 분리해 각 사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데 있다. 실제로 국내외 증권사들의 부분합산가치(SOTP) 평균을 기준으로 카카오 그룹의 잠재가치는 34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에 그친다. 카카오톡 본업과 성장 단계가 제각각인 계열사들이 한 회사에 묶이면서 각 사업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카카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분할 이후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 사업의 성장과 수익화에 집중하고, 카카오X는 콘텐츠·금융·모빌리티 등 계열사 가치 제고와 신규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성격과 성장 단계가 다른 사업을 분리해 각각에 맞는 자원배분과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AI수익화·모빌리티 美 상장 시험대

카카오AI의 첫 번째 과제는 AI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카카오는 오는 2030년까지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해 AI 관련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광고·커머스·구독 사업을 확대해 신설법인 카카오AI의 전체 매출도 6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AI 사업의 수익화 속도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AI가 대규모 매출을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자리 잡지는 않은 상태다. AI 수익화가 늦어질 경우 AI 개발과 인프라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X의 과제는 보유 계열사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카카오X의 기업가치로 연결하는 것이다. 각 계열사의 성장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이를 카카오X의 주주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은 카카오X의 계열사 가치 제고 전략을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X 입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그 성과를 카카오X의 기업가치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한편, 분할 이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역할도 변수다. 현재로서는 역할 변화에 선을 그었지만, 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될 내년 즈음엔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이번 분할이 AI 시대에 맞춰 그룹의 성장 구조를 다시 짜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장기적인 AI 전략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이끌 김 창업자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email protected]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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