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여배우의 유쾌한 반란
파이낸셜뉴스
2003.01.09 08:56
수정 : 2014.11.07 19:54기사원문
알 파치노 주연의 코미디 영화 ‘시몬’(원제 SIMONE)은 사이버 여배우를 이용한 한 영화감독의 사기극을 통해 대중매체와 대중스타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사회학자들의 지적처럼 사실 우리가 TV나 영화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보는 스타는 진짜 모습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조작된 이미지일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는 세상도 우리들이 살아가는 실제의 삶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배우. 콧대 높고 까다롭기만 한 여주인공(위노나 라이더)은 촬영 직전에 출연을 번복하고 제작은 중단될 위기에 처한다. 게다가 다른 여배우들도 그와 함께 일하기를 꺼리자 빅터는 절망에 빠진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팬이자 컴퓨터 엔지니어인 한 남자로부터 유품을 전해 받는다. 그 남자가 죽기 전에 남긴 것은 ‘사이버 여배우 프로그래밍 CD’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다양한 표정을 갖춘 사이버 여배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합성을 통해 영화에도 출연시킬 수도 있다. 빅터는 이 프로그램으로 만든 사이버 여배우 시몬을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켜 대박의 꿈을 이룬다.
이번 영화의 장점은 사이버 배우를 통해 세상을 속인다는 스케일 큰 상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가상배우의 인터뷰 장면이나 콘서트 장면도 재치 있으며 스토리도 짜임새있는 편. 과장된 사건이나 지나친 비약은 감독의 엄청난 상상력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소재의 비판의식에 비해 예봉이 꺾인 듯한 결말은 아쉽다. ‘대부’의 알 파치노가 2류 감독 타란스키 역을, 캐나다 모델 출신의 레이첼 로버츠가 사이버 여배우 시몬 역을 맡았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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