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규정 지배력확장에 이용
파이낸셜뉴스
2003.09.17 10:06
수정 : 2014.11.07 13:57기사원문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발표한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별 출자현황은 재벌들이 적용제외, 예외인정 규정을 신산업 진출에 활용하는 게 아니라 지배력 확장에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동안 재계는 출자총액규제가 신규투자를 가로막아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 발표에서 신산업 투자가 지난 2년간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설득력을 잃게 됐다.
공정위가 이날 5개 공기업집단을 포함, 출자총액규제를 받는 17개 기업집단의 소속회사별 출자현황을 공개한 것은 최근 법원이 정보를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정보공개요구 소송을 제기하고 규제강화를 외쳤던 참여연대의 입지가 더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계열사는 순자산의 25% 이내에서만 타기업 출자가 가능하지만 적용제외와 예외인정 조항을 통해 출자할 수 있는 ‘샛길’을 만들어 놓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회사에 대한 출자, 공기업 인수, 동종 및 밀접한 관련 업종 출자 등에는 출자총액규제 적용제외가 인정되며 구조조정 관련 출자(지난 3월말 만료), 국제경쟁력 강화 등 신산업 관련 출자, 벤처기업 등 중소기업 출자, 외국인투자기업 출자 등은 예외가 인정돼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날 발표는 국내 재벌들이 이같은 예외 규정 중 주로 동종 출자와 외투기업 출자 등을 통해 출자총액규제를 벗어난 출자를 해 왔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산업 진출에는 무관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규제를 벗어난 출자액 중 이 두 항목을 통한 출자액 비중은 삼성그룹의 경우 70%, SK가 81%에 달했고 LG도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역시 동종출자와 외투기업 출자액이 비규제 출자액의 53%를 넘어섰고 한진그룹도 이 두항목의 비중이 56%에 육박했다. 특히 한진그룹의 경우 한진중공업(49억원), 정석기업(90억원), 한진관광(19억원), 한국공항(111억원) 등 출자총액 예외인정 출자 전액이 외투기업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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