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車시장서 붙어보자”

파이낸셜뉴스       2005.01.21 12:23   수정 : 2014.11.07 22:34기사원문



‘1000억달러 자동차 시장을 잡아라.’

전자 3사가 새해 들어 자동차용 전자부품 사업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첨단화·지능화·엔터테인먼트화가 진행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해 카내비게이션용 액정표시장치(LCD) TV, 카오디오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자동차가 휴대폰 단말기와 더불어 ‘움직이는(모바일) 기기’의 양대 축을 구성할 것으로 판단하고 밀착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 시동=삼성전자는 연내 시스템 비메모리(LSI) 라인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도록 인프라 구축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ABS(anti brake system) 브레이크 등 자동차 안전과 관련한 제어장치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정부의 3개년 프로젝트인 마이크로 컨트롤러(MCU?Micro Control Unit) 사업에 착수, 상당한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2002년부터 통신과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자동차 네트워크와 관련한 반도체 생산을 준비해 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시스템LSI 부문에 1조2691억원을 새로 투자하기로 하고 경기 기흥공장에 신규라인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이 시스템LSI에 대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을 위한 선행투자로 풀이된다.

기흥반도체 공장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로부터 자동차용 반도체 주문에 대한 제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올해부터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LCD패널’ 넘보지 마라=LG필립스LCD는 내년 상반기 독일 유명 완성차업체에 7인치 LCD패널을 납품하게 된다. 국내 LCD업체가 해외 자동차 업체에 LCD패널을 공급하기는 처음이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납품물량과 구체적인 시기는 말할 수 없다”며 용도에 대해서는 “자동차 실내에 장착돼 TV는 물론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필립스LCD는 현대모비스와도 LCD패널 공급협상을 벌이고 있다.

LG필립스LCD는 모회사인 LG전자와 공동으로 카내비게이션 및 텔레메틱스 등을 개발, 모듈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 납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는 국내의 경우 현대모비스와 같은 부품업체들 또는 애프터 마켓(용품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해외에서는 완성차 업체를 직접 공략, 제품을 공급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LG는 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삼성보다 약 1∼2년 앞서 있다”며 “적어도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G가 1위를 달성한다는 게 내부목표”라고 말했다.

◇대우, ‘인포테인먼트’ 주력=대우일렉트로닉스는 최근 기존 자동차 사업부의 이름을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업부로 바꾸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김충훈 사장은 “수년 내 출시될 자동차에는 PC를 비롯해 MP3,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등 엔터테인먼트 장비들이 기본적으로 장착될 것”이라며 “관련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는 특히 자사가 개발 중인 플라스마 전환형 유기발광다이오드(PS OLED)를 자동차용 오디오 비디오(AV) 시스템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PS OLED는 10인치 이상의 대형 기판을 만드는데 유리하며 제조원가도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는 PS OLED를 올해안에 양산, GM 등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세계 자동차 반도체 수요는 오는 2010년 6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반도체 전방산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PC용 반도체 시장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또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도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여기에다 카오디오 등을 합치면 전체 시장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자-자동차 연합전선 구축 활발=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모비스는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차량용 네트워크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제어장치를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를 대표하는 두 업체가 이례적으로 손을 잡은 것은 차량용 반도체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독자 기술 역량이나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

또한 LG는 독일 자동차 업체에 LCD패널을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추가적인 제품공급과 공동개발에 관해 벤츠측과 머리를 맞댈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일렉트로닉스와 GM대우차도 자동차용 AV와 카내비게이션 등에 관해 끈끈한 협력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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