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더 작게 효율은 더 높게

파이낸셜뉴스       2005.11.13 13:53   수정 : 2014.11.07 12:17기사원문



요즘 보일러는 옆구리에 쏙 들어올 만큼 사이즈가 작다. 그러나 해 내는 역할은 엄청나다. 추운 겨울 집을 따뜻하게 데워 줄 뿐 아니라 언제든 뜨거운 물을 콸콸 쏟아낸다. 사실 잘 인식하지 못해 그렇지 집에서 쓰는 기기 중 보일러만큼 중요한 것도 드물 것이다. 기술발전도 눈부시다. 첨단 과학이 총동원돼 있다. 이 작은 보일러가 어떻게 그런 엄청난 성능을 내는지 그 원리를 들여다보자.

■콘덴싱보일러(경동보일러)

‘콘덴싱’(Condensing)은 사전을 뒤져보면 ‘응축시킨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응축은 물리학적으론 ‘데워진 기체를 액화시킨다’는 뜻이다. 일단 그 의미를 알았으니 보일러의 작동 원리도 한번 살펴보자.

보일러는 버너로 가열한 공기로 내부에 흐르는 물을 데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물을 데우고 난 뒤의 폐열은 배출구를 통해 빠져 나가게 된다. 문제는 이 때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폐 가스 온도가 180℃나 된다는 점이다. 이 정도 온도면 요긴하게 쓰고도 남을 만한 에너지다.

이렇게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릴 에너지를 모아 다시 한번 물을 데우도록 만든 보일러가 바로 콘덴싱보일러다. 이 때 뜨거운 기체는 차가운 물을 데운 뒤 액체로 응축(콘덴싱)된다. 콘덴싱보일러는 폐열을 다시 한번 사용하기 때문에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배기가스 온도가 50∼60℃밖에 되지 않는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귀뚜라미보일러)

보통 버너는 보일러 하단에 달려 있게 마련이다. 버너를 아래에 설치해 가열하게 되면 공기는 대류현상에 따라 아래서 위로 올라가서 위쪽에 달린 연통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만약 버너가 위쪽에 설치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밀폐된 보일러 내부 공간에서 위쪽부터 가열된 공기는 아래쪽으로 잠시 내려오다가 자연적인 대류현상에 따라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이 점에 착안한 것이 바로 거꾸로 타는 보일러다.

일반보일러는 아래에서 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보일러 내부에 흐르는 물을 한번만 데우게 되지만 거꾸로 타는 보일러는 위쪽에 달린 버너에 의해 데워진 공기가 아래로 내려올 때 한 번, 그리고 자연 대류현상에 의해 다시 올라가서 배기관으로 빠져 나갈 때 또 한번 물을 데운다.
귀뚜라미보일러의 ‘거꾸로2’는 배기관 바로 직전에 연결된 ‘연관’까지 꾸불꾸불하게 만들어 보일러 내부에서 더운 공기가 좀 더 오랫동안 머물게 한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와 콘덴싱보일러는 구조가 상당히 유사하다. 다만 거꾸로 타는 보일러에는 기체를 액체로 응축시키는 응축기가 달려 있지 않은 것이 큰 차이점이다, 또 거꾸로 타는 보일러는 응축현상이 없기 때문에 폐가스의 온도가 100℃를 넘는다.

/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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