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기 건축 거대 돌 유적‘짐바브웨’ 나라이름 기원

파이낸셜뉴스       2006.01.31 14:19   수정 : 2014.11.07 00:17기사원문



그레이트 짐바브웨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서 320㎞ 가량 떨어진 마스빙고 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거대한 돌 유적지이다. 1986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이 유적지는 건축의 기법과 관련하여 아프리카를 통틀어 피라미드 다음으로 인정받고 있는 신비의 건축물이며, 사하라 사막 이남의 대표적인 고대 유적지이기도 하다.

그레이트 짐바브웨는 11세기 경부터 이 지역을 지배했던 쇼나 왕국에 의해 축조되기 시작했다. 이후 300여 년간 직선적인 형태가 아닌 물 흐르는 듯한 풍부한 곡선형으로 부분적으로 계속해서 축조되었으며, 마침내 1800에이커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웅장한 석조 건축물을 완성시켜 놓았다.

이 유적은 16세기에 포르투갈인들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이 유적을 찾은 유럽인들과 영국 식민지배자들은 그레이트 짐바브웨의 웅장하면서도 정교한 축성기술에 놀랐으며, 이런 위대한 유적이 원주민인 흑인들에 의해 세워졌을 리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들은 이 건축물이 피라미드를 축조했던 이집트인들이나, 한때 지중해 연안을 지배했던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세워진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기도 했으나, 발굴 조사 결과 쇼나 부족에 의해 세워진 것임이 밝혀졌다.

그레이트 짐바브웨는 잘 다듬은 화강암 벽돌로 쌓은 거대한 돌기둥과 성곽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돌과 돌 사이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 어떤 물질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천 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까지 큰 흐트러짐 없이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 유적의 또 하나의 미덕은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곡선미와 기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벽과 벽이 직각으로 만나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건축 전체가 곡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건축의 조형적 아름다움은 그 안에서 발견된 돌조각들과 더불어 20세기 후반에 다시 한 번 유럽인들을 놀라게 했던 쇼나 조각의 태동을 예감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레이트 짐바브웨 유적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돌로 쌓아올린 벽이다. 석벽은 구릉 주변에 널려있던 화강암으로 만든 벽돌로 축성되었다. 다른 벽면들과 마찬가지로 돌과 돌을 서로 붙여주는 회반죽 없이 서로 꼭 맞물려 있는데, 벽을 축성해 감에 따라 안쪽으로 기울어진 경사면을 만들기 위해서 조금씩 안쪽으로 빗겨 맞물리도록 돌을 고정해 나감으로써 석벽을 쌓아나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거칠고 굵은 돌을 사용해 축성되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축성 기술이 정교해져 벽돌의 크기가 보다 조밀하고 일정해지며, 사문석을 사용하여 석벽의 표면과 마무리가 뛰어나다.

그레이트 짐바브웨의 규모로 볼 때, 대충 1만명 이상의 인구가 그레이트 짐바브웨 주면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200∼300명가량의 지배 계층들만이 그레이트 짐바브웨의 내부에 살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언뜻 보기에는 이 거대한 벽은 순수하게 방어적인 목적에서 축조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들 돌 벽들이 과연 전쟁의 목적으로 건축되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 벽들은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물로 왕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평민들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고안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레이트 짐바브웨 유적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언덕 위에 우뚝 솟아있는 아크로폴리스와 직경 100m, 원주둘레 250m에 달하는 엔클로저와 그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골짜기의 유적이 그것이다. 초기에 이 유적을 조사했던 학자들에 의해 이 유적이 솔로몬 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금광으로 번영을 누렸던 오필 왕국의 수도였다 라거나, 그레이트 짐바브웨를 건설한 것이 아라비아 출신의 북방민족이라는 엉뚱한 발표가 잇따르자 전설 속의 황금을 찾아 몰려든 도굴꾼들에 의해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말았다.


/터치아프리카 대표·시인

touchafrica@hanmail.net

(이 글은 www.baobabians.net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짐바브웨의 국명은 11∼15세기에 형성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광대한 석조 유적 그레이트 짐바브웨에서 따왔다. 어떤 접착 재료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돌만을 쌓아올려 만든 건축물이 1000년 가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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