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려대학교가 특혜 임용 의혹을 받는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 씨의 논문에 대해 연구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29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유씨가 교수 임용 과정에서 제출한 논문들에 제기된 연구 부정 의혹에 대해 본조사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본조사위원회는 외부 전문가가 50% 이상 참여하도록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신고를 교육부가 고려대로 이송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고려대 측은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조사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신고자가 추가 자료를 제출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논문에 대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유씨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편의 논문을 짧은 기간에 연속 발표했다는 이른바 '쪼개기(분절 게재)' 의혹을 받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유씨가 지난 5월 인천대 교수 임용지원서에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논문 10편 가운데 7편이 모두 2024년 8월~12월 사이 5개월 동안 발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한 논문 대다수가 교수 임용 지원 직전 박사 마지막 학기에 발간된 것으로 이 7개 논문은 모두 유씨가 제1저자 혹은 단독으로 발간한 것이다.
또한 유씨가 발표한 10개 논문의 연구 주제와 제목, 자료, 분석 틀이 유사한 점이 많아 하나의 연구를 과도하게 나눈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부당한 중복 게재(자기 표절) 의혹도 받고 있다. 표절 프로그램 검사 결과 2019년 석사 논문과 2020년 KCI 학술지 논문 간 유사도는 29%로 상당 부분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논문이나 학위 논문에는 기존 석사 논문을 출처로 명시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신고인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논문 연구부정행위 의혹을 넘어 교수 채용의 공정성과 직결된 문제"라며 "고려대가 사실관계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해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씨는 2025학년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 채용에 합격한 뒤 지난 10월부터 무역학부에서 국제경영 분야의 전공선택 과목 2개를 맡아 강의하고 있다.
한편 진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유씨의 교수 임용 과정이 짧은 경력에 비해 이례적으로 빨랐다는 점을 두고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진 의원은 "논문 질적 심사는 하위권인데 양적 심사에서 만점을 받아 1차 심사를 전체 2위로 통과했다"면서 "해외 경험이나 기업 업무 경력 없이 만점을 받은 반면 다른 지원자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