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걸친 미국인의 ‘서울사랑’

      2006.02.05 14:20   수정 : 2014.11.07 00:11기사원문


4대에 걸쳐 ‘서울 사랑’을 실천해 온 미국인이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명박 서울시장은 6일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87)에게 서울특별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예정이다. 테일러가 명예시민증을 받는 것은 그의 일가가 우리나라와 맺은 4대에 걸친 인연 때문이다.

할아버지 조지 알렉산더 테일러는 평북 운산의 금광에서 기사로 일하다 지난 1908년 사망해 서울 마포 양화진의 외국인 묘지에 묻혀 있다. 3·1 독립운동 당시 UPI통신 특파원이었던 아버지 앨버트 테일러는 일본 경찰의 수색을 피해 독립선언서 일부를 침대 밑에 숨겼다가 3·1 운동을 전세계에 알렸다. 그가 독립선언서를 숨긴 곳은 바로 브루스 테일러가 태어난 침대 밑이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받다 1941년 태평양 전쟁이 발발해 일제에 의해 추방된 뒤 미국에서 여생을 보내다 1948년 타계했다. 부인 메리 테일러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그의 유골을 아버지 곁에 이장했다.
또 브루스 테일러의 딸 제니퍼 테일러는 현재 테일러 일가의 서울 생활을 다룬 할머니의 자서전을 영화로 제작중이어서 테일러 일가의 서울 사랑은 4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브루스 테일러씨는 그동안 소장해온 1920년대 서울시청과 원구단, 고종황제 장례식 행렬, 서울시 전경 파노라마 사진 등 17점을 서울시에 기증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고종황제 장례식 사진은 장례식 장면을 근접 촬영해 용머리 장식의 상여, 상여꾼 복장, 외교사절 조문행렬 등 국장(國葬)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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