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 ‘밖이 보이는 풍경’40호-1200만원

파이낸셜뉴스       2006.11.14 17:40   수정 : 2014.11.04 19:29기사원문



※정물과 자연,누드 경쾌한 조화

원색에 가까운 강렬한 색상. 마치 인상파 화가 고갱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재미작가 최동열이 국내 화랑가에서 보기드문 작품으로 관람객을 유혹하고 있다.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다채로운 이력만큼이나 작품도 자유롭고 독특하다는 평이다.

사람보다 큰 꽃이나 빌딩보다 더 큰 도자기 등 화면의 입체감이나 원근법 등 고전적인 접근방식을 과감히 버렸다. 대신 사물을 평면화하고 단순화해 형태의 의도적 왜곡을 꾀했다. 도자기나 병 같은 그저 하나의 물건에 지나지 않는 정물과 꽃과 누드 같은 생명체의 공존. 안과 밖 상황들을 연결시킨 화면은 경쾌하고 자유롭다.

인사동 선화랑과 잠원동 필립강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작품값은 호당 40만원에 거래된다. 신작과 10년전 구작전으로, 두 곳에서 열리는 작품전은 가격혼란을 막기 위해 현재 작가의 호당가격 60만원을 40만원으로 내린 것. 6호 240만원, 10호 400만원, 40호 1200만원, 50호 1500만원, 60호 1800만원, 100호는 24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서울 두 곳서 2년만에 전시회

인사동 선화랑(18일까지)에서 ‘밖이 보이는 실내’라는 제목으로 선보이고 있는 신작 45점은 정형적이지도 않고 서투르면서도 어색하지 않고 질서있는 작품은 자유와 낭만을 좇는 작가의 삶을 닮았다. 정물과 산수에 등장하는 도자기 병모양이 그려진 작품은 작가가 한국에 들어와 이천에 거주하면서 느낀 정서와 인상을 담았다. 흔히 볼수 있는 사물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꽃과 산수’ ‘누드와 산수’ 등 화면의 등장인물이나 사물은 강조하고 주변 요소들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최동열의 작품에 대해 미술평론가 윤범모씨는 “무엇보다 거칠도록 운동감 있는 붓질에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극도로 상징화된 인물과 사물의 묘사는 정밀묘사를 거부하고 오히려 상상력을 쉽게 유도하고 있다”며 “과연 무슨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더불어 그림읽는 재미를 선사한다”고 설명한다.

잠원동 필립강갤러리에서 12월 2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작가의 90년대 중반의 작품 중 ‘납화 작품’(6호)을 소개한다. 납화(蠟畵)는 그리스-로마시대에 벽화 또는 넓은 판자에 그린 화법. ‘색을 구워 넣는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안료를 벌꿀에 녹이는데, 이때 온화제로 기름이나 송진을 첨가하기도 한다. 유화와 달리 광택이 좋으며, 부드러운 천으로 표면을 가볍게 문지르면 광택이 더욱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최동열은 누구인가

“그림이 글보다 자유스럽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지요.”

84년의 일이다. 뉴욕에서 살다 고갱같이 자연 속에 묻혀 그림을 그리겠다며 멕시코 유카탄반도로 내려가 정글 속에서 작품을 그렸다. 모든 작품과 삶은 정글 속 밖에서 일어났다. 문명이라는 것이 실내와 밖과의 분리정도의 차이라는 것이 작업에 묻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열대지방이라 모든 창문들이 훤히 열려있어 실내가 모티브가 되고 실내에서 밖을 내다보는 눈이 형성됐다. 이후 뉴욕을 거쳐 한국으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생활하며 왕성한 전시활동을 벌여왔다. 그가 ‘보헤미안 화가’로 불리는 이유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다 월남전에 참전했고 7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78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본능파’라는 그룹전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 조선일보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이후 샘터, 선화랑 등 국내미술시장에도 이름을 내밀었다. 국립현대미술관·삼성미술관 리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사진설명=작품-'밖이 보이는 풍경' 91㎝×91㎝·2006(왼쪽작품)

서양화가 최동열은 단순화된 사물들을 원색에 가까운 화려한 색채로 명랑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누드와 정물로 유명하다. 73년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 각지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문학적 재능도 뛰어나 자전적 소설 '늑대와 선임하사'를 출간했고 소설 '돌아온 회전목마'를 펴낼 예정이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