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 해태제과-“‘맛있는 문화’ 서비스 하죠”

파이낸셜뉴스       2007.01.03 17:09   수정 : 2014.11.13 18:34기사원문



즐거울 락(樂). 크라운-해태제과의 대표 과자 브랜드인 맛동산의 겉 포장에는 한자로 ‘樂’자가 큼지막하게 디자인돼 있다. 과자를 ‘먹는 즐거움’을 단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의 경영철학을, 최고경영자인 윤영달 회장의 사업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의 펀경영은 이렇듯 즐거움(fun)에서 출발한다. 특히, 과자를 먹는 즐거움에서 한 단계 진전한 꿈과 상상을 안겨주는 ‘문화적 희열’의 펀경영을 펼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품에 깃든 고객사랑 ‘펀 마케팅’

컬덕트, 컬비스. 문화를 뜻하는 컬처(culture)와 생산의 프로덕트(product)가 합쳐진 컬덕트. 컬처와 서비스(service)의 합성어인 컬비스는 크라운-해태제과의 마케팅 전략이자, 펀경영을 함축한 단어다.

이 회사의 펀경영은 내부지향성보다 외부지향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즉, 자사제품에 펀의 개념을 적극 활용하는 컬덕트 전략에다, 제품을 애용해 주는 고객들에게 문화적 상상력을 선사하는 컬비스를 한껏 제공하기 때문이다.

컬덕트는 해태제과의 인기 장수제품과 접목돼 실현되고 있다. 고소한 땅콩맛이 일품인 스낵과자 ‘맛동산’의 테마는 ‘즐거움’이다. 출시 31년을 맞이한 맛동산은 유산균 발효를 두 번이나 거친 반죽으로 더욱 부드러워지고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기름에 튀긴 웰빙상품으로 거듭났다. 최고의 과자를 먹는 즐거움을 안겨준다는 회사의 철학이 짙게 배여있다. 따라서 포장지에 ‘樂 맛동산’이라고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초코 케이크 ‘생(生) 오예스’는 과자마다 국내를 대표하는 유명미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그림엽서가 들어있다. 또 ‘오예스와 떠나는 세계 미술관 여행’이라는 테마로 고객의 즐거움을 내년에 현실화시킬 계획이다.

그림엽서 뒷면에 있는 일련번호 누적점수가 높은 상위 100명 고객에게 내년 2월21일부터 27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이탈리아 바티칸 박물관 등 세계 3대 미술관을 순례할 수 있는 해외여행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과 수익·즐거움 나누는 문화사업

크라운-해태제과는 지난 8월부터 진행해 온 ‘제1회 크라운-해테제과 닥종이 공모전’을 실시, 지난 15일 출품작 270여점을 엄정한 심사를 거쳐 당선작 80점을 선정, 시상식을 가졌다.

시상식에 참여한 윤영달 회장은 “닥종이 인형은 꿈과 상상을 표현하는 예술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과회사의 컨셉트와 잘 맞다”며 “공모전을 발전시켜 3년 뒤에는 세계 무대에 수상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윤회장은 닥종이 공예를 이용해 과자박물관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회사측은 닥종이 인형 공모전 수상작품들을 내년 2월15일까지 전국 6대 도시를 도는 순회전시회를 갖고, 고객과 함께 하는 펀경영의 이미지를 적극 알린다. 앞서 9월에는 ‘제1회 그림 공모전’을 열어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작품을 뽑아 시상한 바 있다.

크라운-해태제과의 펀경영은 사회체육 분야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달 2일 ‘크라운-해태제과 2006 국민생활체육 전국 브라보 탁구축제’에 마련, 전국 60∼80대 이상 남녀 실버세대 1000여명이 참여해 모처럼 활기있고 즐거운 축제 한마당을 이뤘다. 이 행사에는 윤회장도 직접 선수로 참여, 멋진 경기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태제과 소성수 홍보팀장은 “어릴 때부터 해태제과의 고객이며, 경제발전의 주인공으로 한 평생 수고하신 어르신들에게 작으나마 사회체육활동의 기회를 드림으로써 건강과 자신을 되찾는 자리가 되었다”고 성공적 개최를 기뻐했다.

■문화 마인드 키우는 ‘모닝 아카데미’

크라운-해태제과는 회사 합병 전 크라운제과에서 시행해 오던 사내 간부급 교육프로그램 ‘모닝 아카데미’를 합병 뒤 확대해 문화 마인드, 펀경영 마인드를 고취시키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오전시간 내내 열리는 모닝 아카데미는 비록 외형은 세미나 형식이지만 내용은 문화강좌에 가깝다. 이어령 교수, 공병호 원장 등 사회 저명인사급 강사들을 초빙해 경제와 문화 마인드를 충전하고 있다. 강연이 끝나면 음악 연주회나 미술작가의 작품 전시및 설명회로 예술적 감각을 습득한다.

윤영달 회장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모닝 아카데미는 윤회장 본인이 해외출장이 없는 한 꼭 참석할 정도로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윤회장의 열정은 사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해태제과 본사 2층은 윤회장이 소장한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공간이다.
관리하는 전문직원을 따로 둘 정도다. 늦은 나이의 만학도로 홍익대에서 미술학업을 마치는 열정을 보인 윤회장이 직접 그린 판화 등 작품들도 따로 보관돼 있다.

윤회장은 “단순히 맛있는 과자로는 고객을 즐겁게 하고, 감동시킬 수 없다”고 강조한 뒤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해 고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문화 파수꾼의 역할이 크라운-해태제과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기업상”이라고 말했다.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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