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차리는 방법

파이낸셜뉴스       2007.02.15 16:54   수정 : 2014.11.13 16:27기사원문



차례상 차림의 기본 원칙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좌우를 바꿔 놓고 좌우의 균형을 잡는데 있다.

차례에서는 신위를 상좌인 북쪽에 놓는다. 경우에 따라 북쪽에 놓을 수 없더라도 신위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한다. 북쪽은 북망산천이라고 일컫는 망자의 세계를 나타낸다.

이러한 유교식 의례는 중국 한나라 수도 북쪽에 자리잡은 묘지가 있던 북망산의 지리적 위치에서 유래한다. 또 북쪽이 상좌인 것은 임금이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북쪽은 대궐이 있는 곳으로 인식돼 있었다. 따라서 모든 제사 의식에서는 신주를 모신 사당과 신위를 북쪽에 모시고 제례를 행하는 것이 유교의 일반적 형식이다.

차례상 첫번째 줄에는 술잔과 떡국을 놓는다.

앞에서 보아 떡국은 오른쪽, 술잔은 왼쪽에 차린다. 시접(수저와 대접)은 단위제의 경우 앞에서 보아 왼쪽에 올리며 양위합제의 경우는 중간 부분에 올린다.

제사 때 신위에 바치는 쌀밥을 메라 하고 국은 갱이라고 한다. 이때 메와 갱을 올리는 위치는 우리가 밥과 국을 놓는 위치와 정반대다.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한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차례상 두번째 줄에는 적과 전을 놓는다. 대개는 3적으로 육적(육류 적), 어적(어패류 적), 소적(두부, 채소류 적)의 순서로 올린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를 올릴 때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를 따른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차례상 세번째 줄에는 탕을 놓는다. 탕은 대개 3탕으로 육탕(육류 탕), 소탕(두부 채소류 탕), 어탕(어패류 탕)의 순으로 올리며 5탕으로 할 때는 봉탕(닭·오리탕), 잡탕 등을 더 올린다. 그리고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조상들이 잡수시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차례상 네번째 줄에는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하여 좌측 끝에는 포(북어, 대구, 오징어포)를 놓고 우측 끝에는 수정과를 놓는다.

그 중간에 나물 반찬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순으로 올리고 고사리, 도라지 나물 등을 쓰기도 하며 청장(간장) 침채(동치미·설명절)는 그 다음에 올린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을 올리는데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차례상 다섯번째 줄에는 과일을 놓는다. 대추는 동쪽,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동조서율(東棗西栗),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 과일의 배치가 울긋불긋함을 피하려 했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는다고 주장하는 조율이시(棗栗梨枾)가 있다.

과일 끝 줄에는 과자류(유과)를 놓는다. 대체로 과일의 제수 그릇 수는 짝수 만큼 놓도록 돼 있다. 이는 땅에 뿌리를 둔 지산(地産), 즉 음산(陰産)이기 때문에 음수인 짝수로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로 과일 제수 그릇을 홀수로 놓는데 이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한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 개를 놓았다. 이때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았는데 그 이유는 잘 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드실 수 있도록 정성으로 다듬어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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