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의 순정’ 유진 “뮤지컬과 춤바람”
파이낸셜뉴스
2007.03.08 17:02
수정 : 2014.11.13 15:10기사원문
인기그룹 S.E.S. 멤버였던 유진(본명 김유진·26)이 뮤지컬배우로서 첫 발을 떼려하고 있다.
10대 톱가수였던 유진에게 뮤지컬 무대는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다. S.E.S. 멤버였던 바다와 슈는 그동안 뮤지컬에 한번씩 출연했지만 유진에겐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런 유진에게 불현 듯 이달 29일부터 오는 7월1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댄서의 순정’ 여주인공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파이낸셜뉴스가 운영중인 ‘뮤지컬라이프(www.musicallife.co.kr)’는 지난 7일 경기 분당 미금역 인근에 있는 한 댄스연습실에서 뮤지컬 ‘댄서의 순정’ 연습에 한창인 유진을 만났다. 그리고 그와 뮤지컬 출연동기 등에 대해 꾸밈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다소 성숙해진 유진은 뮤지컬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고 가장 먼저 밝혔다.
“뮤지컬 ‘댄서의 순정’은 댄스 스포츠를 주제로 하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에요. 일단 생동감이 있어요. 또 제 경우엔 댄스 스포츠를 예전부터 기회가 되면 배우고 싶었어요.”
댄스 스포츠를 뮤지컬로 시도하는 일이 드문 일이기에 이번 ‘댄서의 순정’은 다른 배우들에게 조차도 생소한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댄스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유진에겐 이 작품은 도전과 같다.
“물론 쉽진 않을 거예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런 것들을 요즘 연습하고 있어요. 막상 시작해보니 댄스 스포츠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만 훨씬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유진과 달리 다른 배우들은 모두들 춤에 대해선 실력자들이다. 유진에겐 더욱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안무가께서 계속해서 춤을 지적해 주고 있어요. 댄스 스포츠는 누구 하나가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요. 배우들끼리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다행히 파트너와 호흡은 그럭저럭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턴(돌기)’을 할 때는 아직 어려워요.”
유진은 부족한 춤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많은 시간을 공연준비에 쏟고 있다. “공연이 임박하면서 거의 하루 종일 연습에 몰두하고 있어요. 일찍 오면 아침 10시에서 11시쯤에 연습실에 도착해서 밤 10시 정도 까지 계속 연습을 합니다.”
그렇지만 가수였던 유진에게 이번 뮤지컬에서 가장 두려운 건 춤이 아니라 오히려 노래였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사실 춤이 아니라 노래예요. 뮤지컬은 노래 대사 전달이 확실하고 사실적이죠. 이에 비해 대중가요는 좀더 시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대중가요에선 노래를 부를 때 가수들이 멋을 부리는 경우가 많은데 뮤지컬에서 그러면 음악선생님이 확실히 음을 집어내요. 그리고 뮤지컬에선 가사 전달을 확실히 하고 노래를 부르는 방법이 달라요.”
유진은 ‘댄서의 순정’에서 솔로 곡들과 앙상블 합창곡의 경우 가사와 음이 좋아서 마음에 꼭 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유진에게선 톱스타들에게 간혹 느끼는 과도한 꾸밈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연습장을 찾은 유진은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마치 댄스학원 수강생을 만난 느낌마저 들었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만난 유진은 기존의 순수함에 털털함까지 더해져 한층 친근감이 들었다. 유진은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단지 호감을 주는 뮤지컬 배우가 됐으면 한다고 작은 소망을 마지막으로 밝혔다.
“저에 대해서 사람들이 S.E.S.의 유진, 탤런트 유진, 영화배우 유진 등 모두들 다르게 이야기하잖아요. 저를 봤을 때 ‘그냥 좋더라’ 이런 말이 나오는 뮤지컬배우가 됐으면 해요. 크게 바라진 않아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
유진의 뮤지컬 출연에 대해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 뮤지컬 마니아들이 아직 많다. 유진이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가 아닌 TV스타 출신이라는 점이 마니아들에겐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이다. 그렇지만 유진은 국내 최고 10대 가수였고, TV 주말연속극에서 주인공을 맡아 나름대로 노래와 연기 실력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이 노래, 연기, 그리고 춤이 합쳐진 종합 공연예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유진은 기본기는 확실히 갖춘 셈이다. 게다가 유진은 최근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인기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프렌즈’에서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오락프로그램 진행자인 유재석과 함께 공동MC를 맡았다. 어린 시절 친구들을 찾아주는 이 프로그램은 아직 사회경험이 적은 유진에게 간접 인생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다. 배우나 작가가 되기 위해선 인생의 다양한 체험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진에겐 더 없이 좋은 행운이다.
뮤지컬에 도전하는 유진에게 단지 걱정되는 점은 그가 전문 뮤지컬 배우들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댄스 뮤지컬’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댄스 뮤지컬에 도전하는 유진의 생각을 더 들어봤다.
―천하장사 유진이라고 하는데.
“제가 아직까지 체력적으론 열아홉 살인 것 같아요. 그동안 S.E.S. 활동 이후로도 촬영하면서 한번도 피로로 인해 쓰러진 적이 없어요. 연습실에 올 때도 항상 즐기러 온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크게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있어요.”
유진은 초등학교 때 유난히 힘이 셌다고 한다. 어릴 적 친구들은 유진을 ‘천하장사’라고 불렀다고.
―식신(食神) 유진?
“많이 먹지는 않지만 먹는 것을 즐겨요. 간혹 집에서 스파게티, 떡볶이 같은 것도 종종 직접 요리해 먹어요.”
―S.E.S.와 뮤지컬
“모두들 뮤지컬을 한번씩 했어요. 바다 언니는 전공이 원래 이쪽이어서 뮤지컬을 했고, 슈도 연극을 하다가 자연히 뮤지컬에 출연했어요. 제가 뮤지컬 한다니까 모두들 잘됐다고 격려해 줬어요. 3명이 모두 모여서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웃음)”
―녹음실이 편해요.
“가수일 때는 녹음실에서 편하게 노래하면 됐는데, 뮤지컬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문근영 캐릭터
“캐릭터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영화에서 문근영씨가 보여줬던 천진난만한 캐릭터도 그대로 갑니다. 아무래도 영화와 달리 무대에선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조금씩 틀려져요. 이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이기도 해요.”
―“아즈바이”
“‘댄서의 순정’에선 아즈바이(아저씨)라는 연변 사투리가 가장 많이 사용돼요. 그래선지 사투리 중에 가장 애착이 가네요.”
유진은 어린 나이에 사투리를 참 구수하게 잘 표현한다. 그녀가 “아즈바이∼”라고 귀엽게 속삭일 때 옆에서 듣는 총각은 왠지 가슴 설렌다.
―브로드웨이 스타
“한번도 꿈 꿔본 적 없는데….”
―보이 프렌드
“글쎄요, 아직은….”
―뮤지컬 프렌즈
“뮤지컬을 하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하루 세끼 밥을 같이 먹을 정도로 거의 합숙하고 있어요. S.E.S.때 이후론 처음이에요. 덕분에 서로 너무 친해졌어요. 연습이 끝나고 가끔씩 영화도 보러가요. 뒤풀이 술자리도 몇 번 있었죠.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진 않지만 그런 자리가 좋아요. 가끔씩 생일도 챙겨주곤 해요.” 지난 3일은 유진의 생일이었다.
■사진설명=뮤지컬 '댄서의 순정'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인기가수 출신 연기자 유진. 지난 7일 경기 분당의 한 댄스연습실에서 유진이 공연준비를 하고 있다.
/글·사진=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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