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주사 시나리오’ 있나
파이낸셜뉴스
2007.07.09 17:54
수정 : 2014.11.05 11:12기사원문
최근 지주회사 전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에 초점을 맞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 보고서가 나오면서 주식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순환출자고리를 끊을 뿐 아니라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계열사 간 지분 정리는 필연적으로 계열사들의 주가를 들썩이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의 환경을 고려할 때 지주회사 전환은 대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시킴으로써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주회사가 확보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율이 30%에서 20%로 축소되면서 현대차그룹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할 현대차 지분율도 10% 감소해 지주회사 전환 비용이 1조7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전환사채(BW) 저가 발행이나 비상장사의 상장 등을 통한 상속자금 마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주주의 지분율 하락을 막고 효과적으로 상속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지주회사 전환이다.
여기에 정부가 일정 기간 유예 후 순환출자구조를 규제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어 현대차그룹 역시 순환출자 구조가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당위와 필요성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며 “지분율 유지와 상속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지주회사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중심에 무게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 중에서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만드는 방안이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중 자금과 자산규모, 지주사 전환 비용, 지주사의 대주주 지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남경문 연구원은 “현대차 계열사 중 지주사 전환이 가능한 후보로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이 있다”면서 “이들 후보별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 중심에는 현대모비스가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지분율과 지주회사 전환 소요자금 규모로 판단할 때 유리한 계열사는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이나 지주회사 전환 현금 부담 능력이 기아차가 낮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현대모비스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중심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현대제철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현대차는 기아차와 글로비스를 손자회사로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대주주가 31.87%,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지분율은 현대차 26.05%, 현대제철 33.97%, 현대차의 손자회사 지분율은 기아차 40.66%, 글로비스 60%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날 현대모비스 주가는 지난 주말에 비해 0.99%(900원) 떨어진 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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