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치아가 악!…풍치, 방법은 있다

파이낸셜뉴스       2007.10.19 10:06   수정 : 2014.11.04 21:29기사원문

치아 건강은 오복(五福)에 속할만큼 중요하다. 대표적인 치과질환은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잇몸질환)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충치는 잘 알아도 ‘뜻밖의 복병’ 풍치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충치는 주로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치과질환실태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의 84%가 충치를 갖고 있을 정도다. 20세 미만일 경우 충치는 치아 상실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30∼40대 이상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성인이 되면 충치는 잘 발병이 되지 않거나 있던 충치도 진행을 멈추는 반면, 풍치로 이를 잃게 된다. 35세가 지나면 4명 중 3명이, 40대 이후 장·노년층은 90% 이상이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풍치는 성인이 치아를 상실하는 가장 큰 요인인 것이다. 때문에 어렸을 땐 충치에, 나이 들어서는 풍치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충치와 풍치는 발병 부위와 치료법, 예방법까지 모두 달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들면 풍치 조심

충치(蟲齒)는 벌레 충(蟲)자와 이 치(齒)자로 이뤄져 있다. 한자의 뜻으로만 본다면 충치는 벌레가 이를 갉아먹어 생기는 질환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입속 세균은 음식물 찌꺼기를 산(酸)으로 분해하는데, 이때 생긴 산이 치아 표면의 법랑질을 부식시켜 충치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충치는 주로 유치(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12세 전의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 이들 연령대 어린이들이 치아를 잃는 가장 큰 이유다.

성인보다 어린이에게 충치가 더 잘 발생하는 것은 유치가 영구치에 비해 물리·화학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치아 표면을 감싸고 있는 사기와 같이 단단한 법랑질의 두께가 영구치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또한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단 것을 많이 먹고 양치질도 약하게 한다. 유치가 영구치에 비해 충치에 대한 저항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충치는 20세 이후 새로 발병하는 일은 드물다. 어른들이 충치로 고생하는 경우는 20세 전에 생긴 충치가 만성적으로 진행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반면 흔히 ‘풍치(風齒)’라 일컬어지는 잇몸질환은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더 잘 생긴다. 30대 후반 이후부터 발생해 장년기와 노년기를 거치며 꾸준히 쌓여간다. 어른이 치아를 상실하는 것은 대부분 풍치 때문이다.

풍치는 잇몸이 붓고 피가 나서 무가 바람이 든 것처럼 치아 주위 조직에 바람이 들었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으로, 구강 내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치태(齒苔)와 치석(齒石)이다. 치태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모여 치아 표면에 형성된 것이다. 플라그(Plaque)라고도 불린다. 치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딱딱해져 칫솔질로도 제거되지 않는 치석으로 변한다. 이런 치태와 치석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염증이 생길뿐더러 그 증상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파급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급기야 치아가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당뇨나 영양부족 같은 전신질환이나 흡연, 스트레스, 유적적인 요소들이 부가적으로 작용하게 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풍치는 임신한 여성에게도 흔히 발병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잇몸을 얇게 하고, 많은 혈액을 공급해 붉고 피가 나기 쉬운 잇몸을 만들기 때문. 임신 전 잇몸질환이 있었다면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

■풍치 치아 소실 크다

충치는 초기에 치료하면 정상 치아와 다름없이 사용할 수 있다. 썩은 부위만 긁어내고 떼어주면 되기 때문에 치료도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 치료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초기를 지나 충치가 더 진행되면 찬물에 이가 시리고, 단 음식에도 예민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라도 병원을 찾으면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또 충치는 최악의 경우 썩은 이만 뽑아내면 된다. 충치는 썩은 치아 그 부위만의 문제일 뿐이다. 임플란트 시술을 한다해도 인공치아 한 대만 심으면 된다.

반면 풍치는 치아 한 개를 뽑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느 특정 치아 하나에만 나타나지 않고 그 주변 치아들도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풍치로 치아 하나가 빠지게 되면 주변 치아들도 곧 허약해져 잇달아 빠지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해도 여러 대를 심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풍치로 치아가 빠지면 치조골도 없어져서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도 어렵다. 뼈 이식을 해서 부족한 잇몸뼈를 재생한 뒤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한다. 치료 기간이 길뿐더러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풍치의 문제점은 초기에 증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이 절반쯤 녹아내려야 약간의 자각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병원을 찾더라도 이미 잇몸이 상당히 상한 상태이기 때문에 풍치의 진행을 막아주는 치료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잇몸질환이 없어도 6개월에 한번 정도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돼 있는 초기라면 스케일링만 받아도 완치가 가능하다. 증세가 심한 경우 국소 마취를 한 다음 부어오른 잇몸을 잘라내고 치아 뿌리 깊숙이 박힌 치석과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심지어 잇몸 뼈를 깎아내야 할 때도 있다. 염증이 잇몸 뼈까지 번졌을 때는 치아를 뽑아야 할 뿐 아니라 얼굴이나 목의 고름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기도 한다.

■어떻게 예방하나

충치는 발병 요인이 되는 음식물 섭취를 삼가는 게 중요하다. 사탕이나 초콜릿, 탄산음료 등 당분을 많이 함유한 음식이나 떡, 비스킷, 케이크 등 끈끈하여 치아에 잘 들러붙는 음식은 치아 건강에 해롭다. 가급적 먹는 횟수를 줄이고, 섭취 후에는 반드시 이를 닦아야 한다. 양치질을 하기 힘들다면 맹물로라도 입안의 당분기를 헹궈야 한다. 또한 충치 예방에는 채소가 적격이다. 채소에 함유된 풍부한 섬유질이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는 자정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풍치는 그릇된 습관이나 부정적인 마인드를 개선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을 삼가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하거나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갖도록 한다. 당뇨나 영양부족 등 전신질환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치아를 깨끗이 닦아 치태를 없애고, 매년 한두 번 스케일링하면 풍치 예방에 좋다.

<도움말- 미소드림치과 황성식 원장>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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