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기름유출 사고 ‘무방비’
파이낸셜뉴스
2007.12.19 23:54
수정 : 2014.11.04 15:00기사원문
국내 정유사들의 유조선 이중선체 이용 비율이 평균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선체란 선박 좌초시 기름 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선박 내부를 이중으로 설계된 선박으로 단일 선체보다 안정성이 높다.
충남 태안반도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과 충돌, 대규모 기름을 유출시킨 유조선도 단일선체였다.
정유사별로는 A사가 65.8%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B사 58.4% △C사 50.0% △D사 45.1% △E사 4.3% 등의 순이다.
E사의 경우 올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모두 93항차 중 4항차만이 이중선체고 나머지 89항차(1항차는 선박이 한번 운항한 횟수)는 단일선체를 이용해 원유를 수송했다.
척수별 비율 역시 E사는 8.9%로 전체 평균 51.7%에 크게 못미쳤다.
이와 관련, E사측은 “이중선체 유조선을 용선하지 못해 비율이 낮다”고 해명했다.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임은 이중선체 유조선의 80%선으로 저렴하지만 태안반도 사태와 같은 위험이 발생할 경우 원유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나와 자연환경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등 정부 당국은 이번 태안반도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해양오염방지법을 오는 2010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단일선체 유조선은 대한민국에 입항할 수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정유회사 등이 이 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0년 이 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법시행까지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중선체 구조의 유조선이 부족, 정유사들이 이중선체 유조선을 용선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나오고 있다.
또 이중선체 유조선만을 이용할 경우 유조선 운임이 상승돼 결국 소비자가격을 상승시키는 등 소비자 물가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fncho@fnnews.com 조영신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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