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인)가격거품 조장하는 얌체기업
파이낸셜뉴스
2008.03.12 20:35
수정 : 2014.11.07 10:59기사원문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비자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폭리를 취하는 얌체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품보다 외국 제품이 더욱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관련기사 3면
12일 본지 조사 결과 가구, 원목마루, 벽지 등 인테리어 자재를 비롯해 정유, 제약, 호텔 레스토랑 음식, 화장품 등의 가격에 거품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서울 아현동 가구거리에 위치한 대리점을 취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화이트 가구 세트의 온라인 가격은 286만5000원. 여기엔 매트리스·거울·화장대 의자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매트리스를 비롯한 제품군을 추가했을 경우 정가는 400만원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대리점에서는 350만원이면 이 모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계약금만 내면 350만원 이하로도 제품을 살 수 있다고 대리점측은 귀띔한다. 경쟁 브랜드인 B사의 대리점도 다르지 않았다.
인테리어 자재도 원목마루, 벽지, 욕실자재 수입제품이 국산보다 많게는 3배에서 적게는 1.5배가량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내 마루 유통업체는 “유럽산이라도 원목마루 원가는 20만원대다. 여기에 운임료(3.3㎡당 10만원)를 더해도 3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60만원을 받고 있다”며 수입 마루 업체를 비난했다.
기름값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유류세를 10% 낮춘 지식경제부는 11일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의 휘발류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유류세 인하 전 가격(ℓ당 1692원)보다 41원 내린 ℓ당 1651원이었다고 밝혔다. 경유는 ℓ당 1503원에서 1492원으로 21원 떨어졌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로 내린 세금은 휘발류는 ℓ당 82원, 경유는 ℓ당 58원이었다. 즉 휘발류와 경유 각각 41원과 27원이 주유소 마진으로 흡수된 셈이다.
약값도 거품이 많다. 약값은 원가가 얼마인지도 모른 채 제조사들이 임의로 정한 가격으로 책정된다. 한 제약사의 백혈병 치료제는 미국에서 1캡슐에 1만2000원이지만 우리나라에 오면 2만3000원이다.
또 일부 다국적제약사는 환자를 볼모 삼아 고가의 약값을 책정해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BMS사의 혁신적 만성골수성백혈병 신약 ‘스프라이셀’과 로슈의 새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이 그 주인공.
의류와 화장품도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가격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화장품 원가는 매출액의 40% 수준.
또 제일모직, LG패션, FnC코오롱 등 국내 주요 남성복 빅3 업체들은 남성정장 가격에 거품이 심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봄 신상품부터 가격을 20∼30%씩 내렸다. 이 같은 거품 행진은 호텔 레스토랑 등 외식업체에도 만연되어 있다.
5대 거품 빼기 범국민운동본부 이태복 상임대표는 “국민생활의 어려움은 시기나 재정 탓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다. 가격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원가를 근거로 가격을 책정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거품을 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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