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의 아버지’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파이낸셜뉴스       2008.04.13 16:52   수정 : 2014.11.07 09:02기사원문



‘2008년 4월 8일, 오후 8시 16분 39초!’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 우주선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소유스호는 발사 1분58초 만에 1단 로켓을 분리한 뒤 2단과 3단 로켓을 연이어 분리했다.

대부분의 로켓에 사용하는 이 기술은 105년 전 시골학교 선생님이자 과학소설(SF) 작가인 콘스탄틴 치올콥스키가 처음 낸 아이디어였다. 당시는 아무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치올콥스키는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동력 비행을 시도한 1903년 로켓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한 ‘반작용 추진 장치에 의한 우주탐험’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논문에서 로켓이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추진 장치임을 밝혀냈다.

또한 치올콥스키는 튼튼하고 힘 있는 로켓은 가스의 분출 속도보다 더 빨리 비행할 수 있어야 하고 정해진 연료량으로 최대한 힘 있게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로켓의 기본개념’을 정리했다. 현재 동구권에서는 이 개념을 ‘치올콥스키의 수’라고 부르고 있다.

치올콥스키는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를 계산하던 중 여러 단으로 구성된 다단계 로켓을 생각해 냈다. 기차처럼 연결된 로켓을 발사해 연료를 써버리면서 불필요해진 로켓은 차례대로 분리시켜 떨어뜨린다는 구상이었다.

치올콥스키의 로켓에 대한 연구는 이러한 다단계 로켓에서 그치지 않고 가장 힘이 세고 성능이 높은 연료를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 현재 우주왕복선의 추진제인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로켓연료로 제시했다.

그는 뜨거워진 로켓엔진을 식히기 위한 냉각법도 생각해 냈 고 분사구에 작은 날개를 넣어 로켓의 방향을 조정하고자 했다. 또한 치올콥스키는 로켓의 자세를 조정하는 자이로스코프 장치, 대기와의 마찰을 이용한 로켓의 속도 조절장치 등 현대 로켓이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술을 그 당시 논문에 제시했다.

사실 그가 1898년에 제출한 논문이 사람들에게 알리기까지 5년이나 걸렸다. 하늘을 비행하는 일조차 겨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때 우주비행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터무니없게 들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올콥스키는 1893∼1896년에 ‘지구와 우주에 관한 환상’이나 ‘다른 세계에 생명은 있는가’ 같은 공상과학소설을 쓰는 바람에 정통 학자로 대우받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1917년, 10월 혁명으로 등장한 레닌 정권은 치올콥스키를 위대한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그의 문학작품인 ‘중력의 극복’ ‘지구의 저 너머로’ ‘우주의 재산’이 인쇄됐으며 ‘우주공간 로켓’이라는 논문 모음집이 출판됐다. 심지어 ‘반작용 추진장치에 의한 우주탐험’ 논문의 발행연도인 1903년을 ‘러시아 우주개발의 출발점’으로 삼기도 했다.


치올콥스키는 갑자기 찾아온 명성에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이후에도 ‘우주로켓의 실험적 준비’ ‘우주여행자’ 등 60여편의 논문과 과학소설을 발표했다. 결국 그는 국경을 넘어 파리의 열광적인 지지자들에게 ‘우주항해학의 아버지’로 칭송받았다.

/글=정홍철 과학칼럼니스트·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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