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불똥’..회원들 “나 탈퇴할래”
파이낸셜뉴스
2008.04.28 22:35
수정 : 2014.11.07 06:36기사원문
제품 구매나 일회성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홈페이지에 가입했던 김모씨(34·서울 여의도동). 그는 옥션 해킹 사건 이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사용하지 않는 사이트에서 탈퇴키로 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홈페이지에 가입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자신이 가입한 홈페이지를 모두 알려주는 업체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후에야 지금까지 가입한 홈페이지를 모두 파악했다. 자그만치 42곳에 달했다.
김씨는 해당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일일이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비자 회원 확보에 공을 들여왔던 기업들의 경우 회원 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탈퇴를 비롯한 회원관련 문의가 20% 이상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입한 기억이 없는데 언제 가입했냐는 문의도 많이 오고 가입을 하면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느냐 등 예전에 오지 않던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몰의 경우 옥션 해킹 이후 회원 탈퇴문의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신규회원들도 크게 줄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는 고객이 매주 2000명가량 됐으나 옥션 사건 이후 거의 없다고 밝혔다.
GS이숍은 평소보다 신규회원 가입 숫자가 30∼40% 정도 줄어들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자신이 가입한 홈페이지를 모두 알려주는 업체까지 등장해 안쓰는 사이트는 탈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옥션 사건을 계기로 진짜 필요한 사이트에만 가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회원 수 늘리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 회원수의 거품이 사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지적도 일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쇼핑몰 등은 가입후 사용하지 않은 회원까지 포함해 세를 과시하는 등 부작용도 일었었다.
소비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자 업체들은 안전한 거래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CJ몰은 자신의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는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크게 늘자 회원들이 로그인을 할 때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공지를 띄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CJ패밀리클럽의 보안 강화를 위해 로그인 시에 개인정보가 암호화된 상태에서 서버와 통신하게 되는 보안서버를 구축해 놓고 있고 DB에 저장된 개인정보도 모두 암호화처리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부터 모든 컴퓨터를 통해 인쇄되는 용지에 각 개인의 이름과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워터마크를 인쇄·출력하고 있다. 또한 오는 5월부터는 순차적으로 전직원을 대상으로 고객과 직원의 개인정보 및 회사의 정보를 최대한 보안할 수 있도록 보안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padet80@fnnews.com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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