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주택 ‘당첨 받고 또 당첨..’
파이낸셜뉴스
2008.06.08 09:56
수정 : 2014.11.07 02:26기사원문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도입해 인기리에 공급 중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재당첨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프트는 재당첨 제한규정이 없어 당첨자들은 언제든 다른 시프트에 또다시 신청해 당첨받을 수 있다. 문제는 청약저축 납입횟수가 많은 신청자를 우선 당첨자로 선정하기 때문에 청약저축 장기가입자들은 언제든지 더 나은 여건을 갖춘 다른 시프트를 신청할 수 있어 그렇지 못한 신청자들은 상대적으로 기회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8일 SH공사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은평뉴타운1지구 시프트 입주자 가운데 기반시설 등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올해 하반기 공급할 예정인 성동구 왕십리주상복합 시프트, 강동구 강일지구 시프트, 은평뉴타운2지구 시프트 등의 청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인 청약저축 납입횟수 100회 이상(저축액 1000만원 이상)인 사람들로 현재의 시프트에 단 몇 개월만 거주하고 다시 더 나은 환경의 시프트에 청약하겠다는 것이다. 재당첨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납입횟수가 많은 이들은 거의 100% 당첨되므로 짧은 기간만 살다 새로운 시프트로 옮겨가는 셈이다.
실제로 은평뉴타운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은평뉴타운1지구 시프트에 거주하다 직장이 가까운 곳이나 더 나은 조건의 시프트가 나오면 그쪽으로 이사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꽤 많이 올라와 있다. 은평뉴타운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린 한 시프트 입주예정자는 “몇 년 뒤 다른 시프트에 청약할 땐 납입횟수가 그만큼 더 늘어나 더 넓은 평수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최근 모 시프트 입주자가 아파트에 하자가 있다고 민원을 넣어 적극 해결해 주겠다고 하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해 당황했다”면서 “‘난 (청약저축 납입횟수가 많아) 어딜 청약해도 되니까 그냥 다른 시프트로 가겠다’고 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짧은 기간 거주하다 이사를 가면 새로 입주자를 모집하고 도배 등 재입주 준비를 해야 하는 등 행정비용도 꽤 많이 들어간다”면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재당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와 서울시는 아직 시프트의 재당첨 금지규정이 필요하다고 보진 않는다. 인기가 높긴 하지만 임대주택이므로 다른 임대주택 규정과 같이 재당첨 제한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기 집도 아닌 임대주택을 옮기는 것까지 제한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재당첨 제한규정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프트의 전국화를 위한 법제화 과정에서 한 번쯤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유망지역에서 분양되는 시프트는 인기가 매우 높은 만큼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가도록 재당첨 횟수제한을 둔다든지, 한 번 당첨된 사람은 분양물량에만 청약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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