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수호, 투자가 정공법/박희준 논설위원

파이낸셜뉴스       2008.08.05 19:07   수정 : 2014.11.06 07:31기사원문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외교의 집요함이었다. 미국의 정보력이라면 한국 땅인줄 모를 릴 없을 터인데 일본 땅으로 표기하려 했고 한국측이 항의하니까 ‘주권 미지정’ 지역에서 다시 ‘한국’으로 바꾸면서도 “영토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해결할 문제”라며 미국측이 발을 뺀 것도 따지고 본다면 일본을 신경쓰고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일본 외교는 미국에 약발이 먹혀든 셈이다.

일본은 러일전쟁 후 독도의 지배권을 인정받은 이후 100년 동안 독도를 자기네 땅으로 만들려고 물심양면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 독도를 일본에 유리하게 표시한 지도가 있으면 아낌없이 사줬다고 한다. 국제해양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 등에 진출하는 자국민 숫자를 늘렸다. 유엔 사무차장을 다수 배출하고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유엔 분담금을 부담한 덕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 진출도 노리게 됐다. 2007년에는 대외원조(ODA)로 76억9100만달러를 지원해 인심도 쌓았다. 세계 5위 규모였다. 미국에서는 일본 외무성이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국 정부를 상대하고 기업들은 미국의 주지사 등 정치인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됨으로써 ‘친일파’를 구축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가 이른바 ‘조용한’ 외교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일본은 집요하게 독도 문제를 물고 들어 친일파의 귀에 “독도는 우리 땅”임을 속삭였으리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에 따르면 이 기간 세계의 각종 자료에 우리의 독도 영문 표기인 ‘dokdo’는 4000개도 안 되는 반면, 독도의 일본 표기인 ‘takeshima’는 2만5000개가 넘게 된 것도 반복되는 속삭임의 결과로 본다면 과장일까.

반면 우리는 어떠했는가. 일본이 기회있을 때마다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교과서에 이를 표기하겠다고 할 때마다 우리 국민은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혈서를 쓰는 궐기대회를 벌이는 식으로 대응했다. 정부는 그 이름은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무슨 무슨 ‘태스크포스’니 무슨 ‘표기 대사’니 하는 것들을 만들어 법석을 떨다가 들끓던 여론이 가라앉으면 그만두기 일쑤였다. 작금의 대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교부의 인력과 예산은 일본의 그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방치해 놓고 있다.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가 유엔 분담금을 미납하니 국제사회에서 ‘말발’이 서지 않는다. 역사 왜곡 대응기구인 동북아역사재단의 라디오 방송 광고물을 듣다보면 누가 우리 영토를 침탈하려 하는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두루뭉실하다.

국제사회에서 ‘우군’을 만들려는 노력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대외원조와 국제평화유지군(PKO) 활동에 대단히 인색하다. 지난해 ODA 규모는 6억7200만달러, 국민총소득(GNI)의 0.07%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19번째, GNI 대비 원조 규모로는 27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GNI의 0.17%인 일본에 비하면 10분의 1이 안된다. 정부는 커진 국력에 걸맞게 GNI 대비 ODA 예산 비율을 내년에 0.1%, 2015년 0.25%로 높일 계획이라지만 지역구 사업예산을 따기에 급급한 국회의원들의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PKO 파병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여론과 국회 내 목소리가 거세다. 오죽했으면 지난달 방한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가 일본의 100분의 1로 창피한 수준”이라면서 “세계 11위의 글로벌 파워라는 위상에 걸맞은 기여를 해달라”고 촉구했겠는가.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다녀가면 일본은 독도문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공산이 크다. “데이터베이스 표기에 몇가지 잘못된 점이 있어 일단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았다”고 한 미 국무부를 물고 늘어질 게 뻔하다. 정부는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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